“마지막까지 광주 우롱”… 이순자 ‘대리 사과’에 정치권 ‘싸늘’

김은빈 / 기사승인 : 2021-11-27 15: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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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측 “이순자, 5‧18 사과한 것 아냐”
이재명 “이순자, 잘못 없다던 전두환과 마찬가지”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두환씨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고(故)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의 사과를 두고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씨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씨의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과하는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관해 고개를 숙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전씨 측은 이를 부인했다. 

전씨 측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오후 “기사를 보니까 5·18 단체들이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는데, (이씨가) 5.18 관련해서 말씀하신 게 아니다. 분명히 재임 중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은 전씨가 취임한 이전에 발생해 ‘재임 중’ 벌어진 일이 아니란 뜻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날 선 반응이 나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강진 안풍마을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사과의) 앞뒤를 살펴보면 사과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전씨의 행위 중 가장 문제 되는 것은 재임 중보다 재임 과정에서 벌어진 쿠데타와 학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보면 전씨가 생전 보인 태도처럼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는 식의 태도인 것 같다”며 “이는 광주 시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장례식장을 찾았던 전씨 측근들이 5.18을 폄훼하고 왜곡한 사실을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일고의 가치도 없고 진정성도 느낄 수 없는 기만적 사과”라고 비난했다.

김동연 캠프 송문희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이순자씨의 사죄의 말에 진정성이 1%라도 있다면 1000억원에 달하는 미납 추징금부터 납부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