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왕의 귀환

최근 2시즌 간 리그 최하위, 8위로 부진
올 시즌 18승 2패로 리그 승률 전체 1위

기사승인 2021-11-29 17: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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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스테이트, 왕의 귀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   AP 연합

리그를 제패했던 왕이 돌아왔다.

2010년대 중반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최고의 팀으로 각광받았다. 스테픈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이 주축으로 뛰면서 NBA의 새 시대를 열었다. 2014~2015시즌을 시작으로 2018~2019시즌까지 5시즌 연속 파이널에 올랐고, 그중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2015~2016시즌에는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빌리언스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정규시즌에서 73승 9패로 역대 정규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와 견줄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며 칭송했다.

하지만 2019~2020시즌부터 골든스테이트는 암흑기에 빠졌다. 팀의 에이스였던 케빈 듀란트가 브루클린 네츠로 떠났고, 리그 최고의 슈터인 탐슨마저 심각한 부상을 입어 장기간 코트를 비우게 됐다. 커리마저 왼손 부상으로 5경기만 소화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진 골든스테이트는 15승 50패로 리그 최하위 팀으로 전락했다.

지난 시즌 커리가 돌아왔지만 팀에는 여전히 결함이 많았다. 커리는 변함 없는 실력을 발휘했지만, 도와줄 동료가 부족해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리그에서 서부 컨퍼런스 8위(39승 33패)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올랐지만, 최종전에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패배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근 2시즌간 부진으로 인해 골든스테이트의 올 시즌 전망은 그리 좋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9월 시즌 전 예상 순위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서부 컨퍼런스 5위로 예측했다. 지난 시즌과 전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이유에서다.

뚜껑을 열어보니 골든스테이트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29일 기준 골든스테이트는 18승 2패로 리그 전체 승률 1위에 올랐다. 최근 2년간 부진을 딛고 왕조를 건설했던 과거의 위용을 어느정도 되찾은 모습이다.

골든스테이트의 원동력은 역시 커리다. 커리는 올 시즌 평균 28.6점 5.8리바운드 6.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커리의 3점슛 성공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경기당 평균 5.5개의 3점슛을 성공하고 있다. 현재 19경기에 출전한 커리는 105개의 3점슛을 성공했는데, 이는 NBA 역사상 최소 경기에서 3점슛 100개 돌파 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본인이 기록했던 20경기(2015~2016시즌, 2018~2019시즌)이었다.

골든스테이트, 왕의 귀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조던 풀.   AP 연합

커리를 보좌할 새로운 파트너도 찾았다. 3년차 가드 조던 풀은 올 시즌 평균 18.1점 3.1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벤치 멤버였던 그는 올해 정규시즌을 앞두고 열린 프리시즌 5경기에서 평균 21.8점 3.4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올리면서 눈도장을 찍었고, 정규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가면서 팀의 활력소로 거듭났다.
  
골든스테이트의 올 시즌 상승세의 또 다른 이유로는 탄탄해진 수비력이 꼽힌다. 29일 기준 골든스테이트의 디펜시브 레이팅(100번의 수비 기회에서 실점 기대치)은 99.9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유일한 100점대 이하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5위 109.4(리그 5위)로 좋은 수비력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한 층 더 무르익은 모습이다. 

그린은 최근 미국 매체 클러치 포인트와 인터뷰에서 “마이크 브라운 코치가 올 시즌 팀 수비를 한 단계 상승시켰다. 그가 새로운 수비 시스템을 만들었다”라며 “팀에는 베테랑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팀에 대한 헌신과 수비 바스켓볼 아이큐(BQ)가 합쳐져 좋은 수비를 펼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향상된 수비의 비결을 밝혔다.

골든스테이트가 아직 100%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 기대감을 더 키운다. 커리와 함께 막강한 백코트를 이뤘던 탐슨이 조만간 복귀할 예정이다. 최근 2년간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파열과 오른쪽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 등 2차례의 큰부상에 시달렸지만 현재 모든 훈련을 진행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그가 코트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