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붕괴된 文대통령 지지도...‘위드 코로나’ 성급한 결정 탓?

文대통령 국정지지도 39.8%…호남·3040세대 민심 악화
위드코로나 전환 평가…‘적절했다’ 34.4% 그쳐
전문가 “성급한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 우려가 반영된 결과”

기사승인 2021-12-02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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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붕괴된 文대통령 지지도...‘위드 코로나’ 성급한 결정 탓?
문재인 대통령.   쿠키뉴스DB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전환 한 달여 만에 위중증 환자 수 등 각종 중대 지표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빠진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성급한 방역 정책을 향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2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능력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지난 조사 대비 2.4%p 하락한 39.8%(매우 잘함 22.7%, 다소 잘함 17.1%)에 그쳤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3%p 증가한 57.3%(매우 잘못함 42.4%, 다소 잘못함 14.9%)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거나 답변을 유보한 응답자는 2.8%였다. 이로써 국정지지도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격차는 17.5%p로 지난 조사 격차(12.1%p)보다 벌어졌다.

부정평가는 전 지역에서 상승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54.9%→61.5%, 6.6%p↑), 대구·경북(73.2%→77.1%, 3.9%p ↑), 서울(54.3%→57.9%, 3.6%p ↑)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여권의 ‘심장부’로 불리는 호남 민심도 악화했다. 호남의 부정평가는 지난 조사(27.4%) 대비 3.0%p 증가한 30.4%로 나타났다. 

민심의 풍향계로 통해온 충청권도 마찬가지다. 충청권의 국정 지지도는 지난 조사(39.7%) 대비 7.3%p 하락한 32.4%로 집계됐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0.3%에서 62.6%로 올랐다. 이는 지난 조사 대비 2.3%p 오른 수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30·40세대도 등을 돌렸다. 지난 조사 대비 30대(47.2%→41.6%, 5.6%p ↓), 40대(52.6%→46.9%, 5.7%p ↓)의 긍정평가는 크게 하락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대폭 상승했다. 30대(47.0%→57.1%, 10.1%p ↑), 40대(45.5%→53.1%, 7.6%p ↑)로 나타났다. 


40%대 붕괴된 文대통령 지지도...‘위드 코로나’ 성급한 결정 탓?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감염 폭증 사태로 인한 민심의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상황 해결책, 위드코로나 중단 여부를 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사상 첫 5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날(3032명)과 비교해 하루 만에 2091명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도 최다치를 경신했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직전 최다 기록이었던 전날 661명보다 62명 증가한 72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도 전날 34명이 늘어 총 누적 사망자는 3658명에 달했다.

오미크론(Omicron) 변이 확산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한국에서도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귀국한 인천 거주 부부가 오미크론 감염으로 의심되고 있다. 

병상 가동률도 비상계획 검토를 위한 기준선을 넘었다. 전날인 3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병상 가동률은 78.8%로 나타났다.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 75%는 비상계획 발동 검토기준 중 하나다. 상당수의 확진자 비율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89.2%에 달했다. 서울은 90.7%를 기록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위드코로나와 맞물린 방역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 정부의 방역 대책은 미흡한 상황”이라며 “차기 정권에 관심이 쏠리는 임기 말인 데다가 코로나19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실망이 더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문제가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해당 현안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에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40%대 붕괴된 文대통령 지지도...‘위드 코로나’ 성급한 결정 탓?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국민 사이에서도 현행 방역 대책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위드코로나 전환이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증명한다. 같은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국민 48.9%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환 정책이 빨랐다고 평가했다. ‘조금 빨랐다’는 응답은 28.3%였고 ‘너무 빨랐다’는 응답은 20.6%였다. 반면 위드 코로나가 ‘적절했다’는 응답은 34.4%에 그쳤다. 

모든 세대에서 ‘빨랐다’는 응답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50대와 60대에서는 해당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 50대와 60대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이 빨랐다는 응답은 각각 52.7%와 53.5%를 기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은 가장 중요한 변수들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라며 “대통령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부동산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무선 99%, 유선 1%, 무작위 RDD 추출) 방식으로 진행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