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더 뽑았는데, 위드 코로나 위태”…불안한 자영업자 [가봤더니]

한전진 / 기사승인 : 2021-12-02 0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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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를 정리 중인 한 식당 자영업자   한전진 기자
종각역 젊음의 거리 점심 시간의 모습   한전진 기자

“요즘에도 잘 안 되나봐, 예전엔 폐지들이 많았는데.”

1일 점심 방문한 서울 종각역 젊음의 거리. 이곳에서 폐지를 모아 리어카에 싣던 한 고령의 남성은 최근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 된지 한달 째. 하지만 신규 확진자수가 5000명을 넘어서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등장하자 최근 이곳에서는 “위드 코로나가 유명무실하다”는 실망 섞인 반응마저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연일 한숨을 내쉰다. 직장인 상권인 종각 식당 골목의 시름도 깊다. 연말이 시작되면서 송년회와 회식 등 예약 주문이 밀려들어야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불안에 아직 이렇다 할 특별한 변화가 감지 되지 않는다. 

종각에서 종로3가로 이어지는 거리는 '넥타이 상권'으로 불린다. 어학원 등도 밀집해 취업 준비 중인 학생들도 많던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인터넷 강의가 자리 잡으면서 이곳은 직격탄을 맞았다. 자영업자들은 이전과 같은 일상 회복을 꿈꾸고 있지만 회사와 학원가의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종각에서 부대찌개집을 연 자영업자 A씨는 “위드 코로나로 기존보다 매출이 30% 가량은 올랐는데, 지금이 연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 오르는 정도보다 못하다”라며 “10명 이상 단체 예약도 들어왔었는데, 엊그제 ‘모임이 미뤄지게 됐다’며 취소를 하더라. 아마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다들 몸을 사리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 이전과 같은 거리두기로 돌아갈까 우려스럽다”라며 "지난달만 해도 일상 회복에 희망을 품었는데, 이마저도 변이 바이러스가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같아 힘이 쫙 빠진다“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오미크론 유행 조짐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연말 모임을 미루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미뤘던 연말 약속을 잡았다는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백신 접종도 다 마친 상태라 크게 걱정이 없었는데, 변이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와 신경이 쓰인다”며 “회사에서도 송년 모임을 가급적 자제하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라고 전했다. 

임대가 내걸린 점포,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전진 기자
코로나19에 손님 없이 텅비어버린 한 식당   한전진 기자 

특히 ‘위드 코로나’로 매출이 늘 것을 예상하고 최근 종업원을 뽑은 곳의 불안감은 더 크다. 확진자가 만명대로 올라서면 위드 코로나에도 매출이 급감 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달 초만 해도 식당과 카페 등은 경쟁적으로 야간 아르바이트생 채용에 나섰지만 이 같은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

최근 종업원의 근무 시간을 늘렸다는 한 퓨전음식점 점주 B씨는 “지난달 백신 접종을 완료한 종업원을 어렵게 채용하고 근무 시간도 야간까지 2~3시간 늘렸는데, 앞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 사람들이 다시 외출을 꺼리기 시작할 것이고, 우리 가게도 다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상황은 연일 악화하고 있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사상 처음 5000명대로 증가했다. 전날 3032명과 비교해 하루 만에 2091명이 급증했다. 특히 오미크론 등장에 상황은 더 나빠지는 형국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올겨울 신규 확진자가 1만~2만명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추가방역조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신패스(백신 접종증명서‧음성증명서) 적용 확대와 사적모임 제한이 다시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급증할 경우, 과거와 같은 영업시간 제한도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현재 정부는 ‘위드 코로나’ 2단계 전환을 4주간 유보하고 추이를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영업계는 이전과 같은 거리두기 방역 조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또 다시 다중이용시설 규제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역대책이 아닐 수 없다”라며 “현재의 확진자 증가가 과연 오롯이 다중이용시설의 문제인가에 대해서도 면밀한 접근과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