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기전파 무서운 얘기…맞닥뜨리지 않아도 감염"

에어로졸로 장시간 떠다니며 공기 오염, '사스' 땐 11명 집단감염 되기도

기사승인 2021-12-07 16: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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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택 기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공기 전파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델타 등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7일 블룸버그 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오미크론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서로 접촉 이력이 없는 두 명의 여행객이 홍콩의 해외입국자 격리 호텔에서 복도를 사이에 두고 격리돼 있던 중 오미크론에 잇따라 감염됐다. 이들은 문 앞에 두고 간 음식을 받았을 때 문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홍콩대 연구진은 “호텔 CCTV 카메라 영상에 따르면 두 사람 중 누구도 방을 떠나지 않았고 접촉도 없었다. 이는 각자의 방문이 열렸을 때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됐을 가능성을 가장 개연성 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공기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도 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이기 때문에 기본 속성은 같다. 이미 코로나19는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서 공기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식사하고 노래 부르고, 재채기해서 생기는 물방울 크기가 5㎛정도면 눈, 코, 입으로 들어가 비말감염이 된다. 그런데 3밀 환경에서는 공기 흐름이 정체돼 있고 건조하기 때문에 이보다 작은 크기의 물방울이 에어로졸 형태로 몇 시간씩 7~8m까지 떠다닐 수 있다”라며 “물방울의 수분이 빠져나가서 작아지면 무게가 가벼워져 장시간 떠다닐 수 있고 코로 숨을 쉴 때 전파가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공기전파라는 것은 5㎛의 작은 입자를 통해 전파가 되는 것으로 공기 중에 오랫동안 체류하고 공기의 흐름을 따라 멀리 입자가 전달돼 먼 거리에서도 전염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본적으로 비밀 전파를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공기 전파가 될 수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변이 역시 이런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오미크론이 인체 감염을 잘 시키는 형태로 변이가 일어났기 때문에 공기 전파의 양상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오미크론의 ‘공기 전파’가 이뤄질 경우 감염 확산의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김우주 교수는 “홍콩 호텔 사례에서 실제 공기 전파가 있었다고 한다면 무서운 얘기가 될 수 있다. 일례로 2003년 홍콩의 메트로호텔에서 사스 확진자가 복도를 왔다 갔다 하며 복도 공기를 오염시켜 11명이 감염됐었다. 직접 맞닥뜨리지 않더라도 시간차를 두고 노출된다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직접 맞닥뜨려야 감염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더라도 바이러스 표면을 만졌거나 시간차를 두고 바이러스를 흡입했거나 하는 등 간접적으로 환경에 노출되면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내뿜는 바이러스 양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면 전파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델타변이 감염자의 경우 증상 발현 전후로 1200배 많은 바이러스 양이 나와 전염력이 높은데 오미크론도 바이러스 분비 시기가 언제인지, 바이러스 양은 얼마나 나오는지 세밀한 연구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특정 상황(3밀 환경)에서 코로나19 공기전파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환경에서 공기매개 전파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면서 “오미크론뿐만 아니라 델타, 알파 등 다른 변이도 3밀 환경에서는 비말전파 범위를 넘어서 더 넓은 범위의 전파가 이뤄진다. 노래방에서 옆방에 있는 사람이 감염된 사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던 교회 참석자가 감염된 사례, 공기 중 전파감염이 이뤄졌다는 사례는 여럿 있었다. 오미크론도 그런 가능성을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오미크론에 대해 좀 더 확정적인 증거는 정리되지 않았지만 공기 전파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오미크론 전파력을 기존 변이와 구분하긴 어렵지만 해외사례를 보면 델타보다 높을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미크론의 공기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 손 소독, 거리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김우주 교수는 “오미크론 대응에 있어 기존과 달라질 것은 없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수칙을 준주하는비율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며 “헤이해진 방역 수칙 준수율을 끌어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