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지금?” 경찰 책임 감면에 ‘시끌’

정진용 / 기사승인 : 2021-12-07 17: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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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법 개정안 9일 국회 본회의 통과 앞두고 찬반 논란
경찰개혁네트워크 "교육훈련- 사명감 부족 때문” 반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찰차들이 나오는 모습. 사진=쿠키뉴스 DB

인천 흉기 난동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관 직무집행법(경직법) 개정안이 오는 9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를 두고 찬반이 팽팽하다.

현장 경찰관이 긴박한 상황에서 직무 수행 중 타인에게 피해를 줘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다면 형사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는 게 경직법 개정안 골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10개 시민단체가 모인 경찰개혁네트워크는 7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찰의 무능한 대응이 논란이 되자 국회가 엉뚱하게 형사책임감면 조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경찰 대응은 면책조항이 없어서가 아니라, 교육훈련이 부족하고 사명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시민단체는 경직법 개정안에서 규정한 감면대상인 직무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포괄적이라는 입장이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경직법 행안위 대안에서 규정한 ‘범죄가 행하여지려고 하거나 행하여지고 있는 긴박한 상황’은 교통단속, 순찰, 파출소 등 초동조치부터 대테러, 정보수집, 집회시위 관리까지 시민 일상과 밀접한 모든 영역에서 경찰에 의해 어떤 피해가 발생해도 면죄부를 받겠다는 의미와 다름 아니다”고 꼬집었다.

지금도 형법 제20조에 ‘정당행위’ 조항이 있다. 직무수행이 적법했다면 면책이 가능하다. 그러나 경찰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경찰이 현장 대응 과정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다.

진교훈 경찰청 차장은 지난달 25일 행안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에 참석해 “경찰이 다양하고 변화되는 치안 현장 속에서 신속하게 판단을 내릴 때 경과실 같은 부분이 반드시 있을 수 있다”며 “경직법에 별도의 감면 규정을 두는 게 타당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찰개혁네트워크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법사위 처리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제공

시민단체 반발은 만만치 않다. 경직법 개정안이 감면대상인 직무범위와 피해 범위가 포괄적으로 규정돼 경찰 물리력 남용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법안 처리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개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지난 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면책조항 도입을 두고 “생뚱맞은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양 변호사는 “‘인천 흉기난동 사건’을 마치 규정 불비나 경찰관들이 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어서 발생한 것처럼 국민을 오해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경찰 책임을 감면해주는 이런 법이 왜 지금 통과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리력은 항상 최소화하는 게 맞다. 지금도 경찰관의 고의 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경찰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서 “면책 조항이 생긴다고 해서 경찰의 현장 대응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인천 흉기난동 사건 피해가 커진 것은 경찰의 현장 대응 역량이 부족해서”라며 “흉기 난동 사건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꾸준히 훈련이 필요하다. 그동안 체포술 훈련이 한 달에 한두 번, 그것도 형식적으로 하는 둥 마는 둥 해온 것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강력 범죄 상황에서 무조건 총을 쏴서 대응하는 게 답이 아니다. 물리력 사용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