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미래를 맡겨야 [이세영의 미래생각]

이세영 (법무법인 새롬 대표변호사, 대통령소속 규제개혁위 위원)

입력 2022-01-10 17: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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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미래를 맡겨야 [이세영의 미래생각]
이세영 대표변호사
“나는 적성(赤誠)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여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어 중국을 침략하는 적의 장교를 도륙하기로 맹세하나이다.”

폭탄투척 거사에 자원한 윤봉길의 선서문이다. 그의 의거는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항일투쟁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립운동의 구심체로 중국 정부와 함께 항일연합전선을 펼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국민당 총통 장개석은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하지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25세 청년은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청년의 기개와 위력을 백방에 떨쳤다. 

하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은 기성세대의 은밀한 ‘사다리 걷어차기’로 청년이 나라의 미래 설계 최전선에 나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청년이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로 나서지 못하게끔 청년을 험난한 ‘생존 경쟁’의 덫에 가두고 ‘가만히 있으라’며 족쇄를 채우고 있다. 

기성세대가 풀지 못한 불평등과 불공정 같은 문제를 청년에게 떠넘기며, 그 왜곡된 구조 내에서 ‘잘 버텨내기’를 강요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기껏해야 청년의 희망을 훔치면서 청년을 장식품으로 소비하고 있음에도 청년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는 오만에 빠져 청년이 스스로 조직하고 선택하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나라의 미래인 청년 세대가 기회 부족으로 재능과 에너지가 외면받는‘봉쇄세대(lockdown generation)’로 내몰리게 해서는 안 된다. 청년 세대를 세상에 환멸을 느끼는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로 주저앉게 해서는 안 된다. 청년들을 기성세대가 쳐놓은 ‘희망 고문의 장벽’에 가둬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 미래세대에 관한 정책을 맡겨야 한다. 청년이 뜨거운 가슴으로 기개를 떨치도록 청년에게 많은 의자를 내주어야 한다.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는 없다. 

2020년 2월 4일에야 제정된 청년기본법과 피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춘 개정 공직선거법이 청년의 얼굴에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