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까지 입맛대로…독재시대로 회귀한 목포시

삼학도지키기운동본부, ‘시정 반하는 현수막 게첨 불허’주장…파장 커지나

입력 2022-01-11 17: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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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까지 입맛대로…독재시대로 회귀한 목포시
‘소상공인을 위한 상업용’이라는 목포시 공무원의 주장과 달리 현대아파트 앞 삼거리 현수막 게시대에 설치된 5장의 현수막 중 소상공인이 내건 상업용 현수막은 단 1장도 없어 ‘거짓 해명’ 비판이 더해지고 있다.
삼학도지키기국민운동본부(운동본부)는 전남 목포시가 시민단체의 활동에 개입해 압력을 가하는 독재시대로 회귀했다며,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삼학도에 호텔이 아닌 생태공원을 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설치를 신청했으나, 목포시 게시판이니 목포시 정책에 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광고협회에 10장의 현수막을 20일간 게시토록 의뢰해 12월 30일 첫 번째 현수막 설치 후 곧바로 철거됐다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또 연대단체들에 대해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식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재정 지원을 빌미로 활동을 제약하려는 행위이고 명백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독재시대로의 회귀’라고 규정한 운동본부는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단체들을 사찰, 감시, 탄압하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0일 현수막 설치와 관련 목포시옥외광고협회 측은 ‘현수막 설치 후 곧바로 목포시 광고물 담당 부서에서 전화로 현수막 내용 확인을 요구했고, 내용 확인 후 시정 운영 내용과 맞지 않는 것같아 검토를 해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해 철거했다가 몇 시간 만에 다시 설치했다’고 밝혔다.

현수막까지 입맛대로…독재시대로 회귀한 목포시
목포시가 소상공인을 위해 상업용 현수막만 설치해 운영한다는 현대아파트 앞 삼거리 현수막 게시대(왼쪽)와 목포시청 앞 도로변에 설치된 행정 홍보용 현수막 게시대.
이에 대해 목포시 담당자는 목포시 지정 게시대는 상업용 광고만 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고, 소상공인을 위한 상업용 광고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시정 홍보를 포함한 정치적 현수막은 전혀 설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철거 후 재설치 이유에 대해 ‘검토 과정에서의 착오’라며, 이미 허가했기 때문에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설치된 3장 역시 기본 허가 기간인 10일 이후에는 연장 없이 곧바로 철거하고 아직 허가되지 않은 7장은 반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의 ‘상업용 외 설치 금지’ 주장과는 달리 11일 오후 목포시 연산동 현대아파트 앞 삼거리 현수막 게시대에 설치된 5장의 현수막 중 소상공인이 내건 상업용 현수막은 단 1장도 없어 담당 공무원의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상업용 현수막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주장 역시, 운동본부 현수막 설치를 막기 위한 궁색한 변명으로 보여지고 있다.

현수막 게시대 운영을 규정한 관련 조례 역시, 상업용 이외의 현수막 설치를 금한다는 규정이 없어 목포시는 ‘입맛대로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목포=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