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때문에 접종하란건가”…교육부 웹툰에 학부모 ‘부글’

“백신 맞고 같이 떡볶이 먹자” 웹툰 게재

기사승인 2022-01-12 13: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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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때문에 접종하란건가”…교육부 웹툰에 학부모 ‘부글’
교육부 웹툰 블로그 캡처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적용 시설에서 제외해달라는 학부모단체 등의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한 가운데 최근 교육부가 '떡볶이'를 예로 들며 '방역패스 대상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웹툰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은 "떡볶이를 먹기 위해 백신을 맞으라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교육부가 지난 7일 블로그에 게재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독려 게시글이 확산됐다. 

교육부는 지난 7일 부처 홍보용 SNS와 블로그 등에 '청소년 방역패스와 백신 부작용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알아보아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청소년 백신 접종 독려를 위해 관련 게시물을 꾸준히 올리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웹툰은 교복을 입은 두 학생이 떡볶이 가게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식당 주인은 백신 접종 유무를 확인하는데 한 학생이 "백신을 아직 안 맞았다"고 하자 '포장만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교육부는 그림 한쪽에 오는 3월부터 청소년 방역패스가 적용된다고 적었다. 

포장을 기다리던 학생들을 통해 교육부는 방역패스 대상 시설들을 열거하며 소개한다. 

이어진 장면에서 미접종자인 한 학생이 "부작용이 무섭고 아직 모르는 점이 많아 맞아도 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자 친구는 "청소년 백신 이상반응은 10만명 당 300여건으로 성인보다 빈도가 낮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은 될 수 있지만 중증 예방 효과가 높다"고 설명한다. 방역패스 반발 여론에 대응하고 있는 방역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후 두 학생은 "그럼 백신 맞고 다음엔 꼭 같이 떡볶이 먹는거다!"라고 결의를 하며 끝이 난다. 

“떡볶이 때문에 접종하란건가”…교육부 웹툰에 학부모 ‘부글’
교육부 블로그에 게재된 백신 접종 독려 게시물이 논란인 가운데 해당 게시물에 올라온 댓글과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 게시글 캡처  
이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부 김모씨(40)는 "백신 맞고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는 말 자체가 어이가 없다"면서 "정부가 식당·학원 등 방역패스로 아이들의 행동 반경을 사실강 강제로 좁혀가고 있으면서 '먹고 싶으면 맞아라'식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미접종 고2 자녀를 둔 최모씨도 " 코로나19 상황도 걱정되고 방역패스도 마음에 걸려 최근 아이 학원을 그만 뒀다"며 "얼마 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고3 학생의 어머니의 인터뷰가 실린 뉴스를 보고 지금 뭐가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부작용이 성인에 비해 적다고 어떻게 하지만 걱정을 안할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맘카페에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교육부 블로그 게시물에는 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기가 찰 정도로 어이가 없다" "질병관리청도 아니고 교육부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 "300명의 부작용은 괜찮다는 거냐" "우리 아이가 될 수도 있다" 등 비판이 대다수다.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떡볶이를 먹기 위해서'가 아닌 접종 후 감염 예방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설명이 나왔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가 백신 독려 게시물을 올린 것은 부작용 우려,  교육시설 방역패스 효력 중지 등의 영향으로 12세 이상 소아·청소년과 학부모들의 백신 거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법원은 지난 4일 학부모단체 등이 제기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안 1심 판결 선고 때까지 효력이 정지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법원이 교육시설 방역패스 효력을 정지한 이후인 지난 5~7일 소아·청소년 1차 접종률은 매일 0.3%포인트씩 증가했다. 주말이 지난 이후인 10일 1차 접종률은 0.6%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12월28일~1월3일까지 1%포인트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줄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쿠키뉴스를 통해 "교육부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와 대학까지 정책 대상이 넓게 있다. 어떤 정책을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홍보할 때 대상자들에 맞춰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 "웹툰 등 이미지 콘텐츠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많이 읽히기 때문에 (대상에 맞춰) 웹툰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오미크론 대응 관련 전문가 온라인 간담회에서 "새 학기 학생들이 온전한 등교수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학 전까지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높일 계획"이라며 "새 학기를 위한 학교 방역의 대응 방향은 지역 및 학생들의 감염 상황과 학생·교직원의 백신 접종률, 오미크론 변이 확산 상황을 고려해 여건과 특성에 맞게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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