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박달스마트밸리 사업’ 공정성 논란 확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돼도 탈락업체들 소송 등 법적 공방 우려 커져
사업 개발본부장은 사표 제출

입력 2022-01-12 15: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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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박달스마트밸리 사업’ 공정성 논란 확산
강득구 국회의원(오른쪽 네번째)이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사업 관련 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역점 사업인 ‘서안양 친환경 융합 스마트밸리 조성사업’(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이 재공모ㆍ재심사로 혼란이 가중되면서, 향후 재심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도 탈락한 업체들이 법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양도시공사가 지난해 12월 2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심사에서 채점까지 끝낸 상태에서 발표를 미루다 지난 7일 재심사를 결정했기 때문인데,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최대호 시장이 12일 직접 나서 “재공모와 재심사 등 혼란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확인해 관련자들을 조치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문제가 커지자 지역 국회의원까지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안양 만안) 의원은 이날 오전 안양시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양시와 안양도시공사가 두 차례의 과오를 복기하고 재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양시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을 제안한다”며 “안양도시공사 책임자의 사표 수리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전날 안양시가 ‘실무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 감사관실이 참여하는 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며 “2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이니만큼 한 점 의심도 없이 민간사업자 선정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시장도 이날 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 끝에 이 문제를 언급하며 거듭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양도시공사 배찬주 사장은 이날 “이 사업의 개발본부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6일 사표를 냈다”며 “향후 재심사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도 탈락업체들이 소송 등 법적 대응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법률자문을 거쳐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달 스마트밸리 조성은 만안구 박달동 탄약부대 일대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306만㎡ 부지 중 3분의 1 정도에 대체 시설(지하화)을 설치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나머지 땅에 첨단사업과 주거,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지난달 재공모에는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건설 등 4개 컨소시엄 대표사가 참여했다.

논란은 안양도시공사가 지난해 9월 ‘공익성 제고’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민간사업자 재공모를 실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논란이 됐던 성남시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천화동인 4호’가 사명을 ㈜엔에스제이홀딩스로 바꾸고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놓고 공모심사위원회가 열렸으나 채점까지 끝낸 상태에서 심사위원 1명의 자격시비가 일자 안양도시공사는 결과발표를 미루다 지난 7일 재심사를 결정했다.
  
안양=글·사진 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