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7시간’ 방송될 수 있을까…저지 총력전 나선 국힘

국민의힘, MBC 항의방문… 시민단체·노조와 극한 대치
김기현 “불공정 편파방송 중단해야”
법원, 오늘 오후 방송금지 여부 결론

기사승인 2022-01-14 1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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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7시간’ 방송될 수 있을까…저지 총력전 나선 국힘
개혁국민운동본부, 촛불시민연대 등 친여성향 시민단체가 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국민의힘 항의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조현지 기자

국민의힘이 MBC 항의방문까지 나서며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 ‘7시간 녹취록’ 방송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박성중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15여명은 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를 항의 방문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녹취록 방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MBC는 오는 16일 인터넷 매체 ‘서울의 소리’ 측으로부터 7시간 분량 통화 녹음 파일을 건네받아 방송할 예정이다. 해당 음성 파일에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국민운동본부, 촛불시민연대 등 친여성향 시민단체는 국민의힘 의원들 도착 전부터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문을 규탄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부당한 방송장악 시도와 언론의 자율성, 독립성을 침해하는 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며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언로를 봉쇄하는 것은 언론탄압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도 “돌아가십시오! 부당한 ‘방송장악’입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이들의 방문을 저지했다. 

‘김건희 7시간’ 방송될 수 있을까…저지 총력전 나선 국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을 항의방문 차 찾았지만 시민단체의 시위에 가로막혀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10시 25분께 의원들이 탑승한 버스가 도착하자 규탄시위를 이어가던 시민단체들은 버스 앞으로 몰려갔다. “국힘당은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의원들의 이동을 저지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 현장이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의원들, 시민단체 등이 뒤엉키며 극한의 몸싸움이 이어졌다. 강한 충돌이 일어나면서 일부 시민이 넘어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 시민은 “공권력이 시민을 탄압해도 되나”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경찰에게 발길질 등 폭력을 행사하는 시민도 있었다. 

‘김건희 7시간’ 방송될 수 있을까…저지 총력전 나선 국힘
진입을 저지당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야당 간사 박성중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조현지 기자

진입이 불가능 하자 의원들은 자리에 멈춰 서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원내대표는 “MBC는 끝내 권력의 편에 서서 자신들의 권한과 지위만을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으려고 하고 있다”며 “더이상 MBC가 이같은 불공정 편파 방송을 해선 안된다는 명백한 국민들의 목소리 전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박성중 의원은 △헌법에 보장된 음성권 위반 △녹취록 공개시점 △조작 우려 등 세가지 문제점을 짚으며 “MBC는 공영방송이다. 국민에게 공정방송을 해야 할 의무를 갖는다. 한쪽으로 편향된 방송을 해선 안 된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찾았다”고 말했다. 

‘김건희 7시간’ 방송될 수 있을까…저지 총력전 나선 국힘
14일 오전 10시 57분께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중 의원이 MBC 본사 안으로 진입하고 있다. 방문을 반대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MBC 관계자에게 저지당했다.   사진=조현지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의원들은 재진입을 시도했다. 실랑이 끝에 김 원내대표와 추 원내수석부대표, 박성중 의원만이 10시 57분께 MBC 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다만, MBC 조합원들에 다시 가로막혀 15분여간의 대치가 이어졌다. 노조와 협의를 마친 끝에 의원들은 박성제 MBC 사장과 면담을 하러 올라갔다. 

약 25분간의 면담을 마친 의원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MBC를 떠났다. 

한편 국민의힘은 ‘7시간 녹취록’ 방송을 막기 위한 수단을 총력 동원하고 있다.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하고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이날 오전 11시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