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주민 6명, 3년전 동해로 넘어왔다…문 대통령 방북 전후, 귀순-송환 모두 숨겨

1,2차 북미정상회담 열리던 2018년 8월과 11월
동해서 해군이 북한 어선 2차례 발견했지만 '쉬쉬'
4명 남한행, 2명은 송환…통일부 "비공개가 원칙"

기사승인 2022-01-18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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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주민 6명, 3년전 동해로 넘어왔다…문 대통령 방북 전후, 귀순-송환 모두 숨겨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북한 주민이 어선을 타고 동해로 넘어온 사건을 정부가 3년 넘게 숨겨온 사실이 18일 밝혀졌다. 시기는 2018년 8월과 12월 2차례로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과 평양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졌던 때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와 베트남에서 두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시기였다.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은 모두 6명으로, 8월에 넘어온 4명은 남쪽에 정착했고 12월에 발견된 2명은 북한에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 12일 오후4시 46분 울릉도 북동쪽 약 48해리 지점에서 해군 초계기가 북측 소형어선 1척을 발견했다. 어선에는 모두 4명의 북한 주민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북을 떠나 남쪽에 살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정부는 이를 수용해 4명 모두 남쪽에 정착하도록 조치했으나 귀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석달 뒤인 11월 20일에는 해군 안동함이 휴전선 바로 아랫쪽인 강원도 고성군 제진동방 93해리 해상에서 북한 소형 선박이 휴전선을 넘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시각은 오전 10시15분. 이 배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2명은 북으로 송환됐다.

정부는 이전 사례와 달리 북한 주민의 남한행을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 이종주 대변인은 17일 쿠키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주민의)신변 보호 차원에서 비공개가 원칙이며 국민이 보거나 알게 된 경우에만 사건을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귀순이나 송환 시 개인이 특정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3차례나 만나면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던 시기였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탄 배가 발견된 8월과 11월은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2018년 6월)이 열린 이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번째 북미 정상회담(2019년 2월)이 열리기 전까지 극도로 민감한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 해 4월과 5월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뒤인 9월에는 비행기를 타고 평양을 방문해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북한 주민에게 직접 연설했다. 이듬해 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났다. 북한 주민들의 동해를 통한 잇따른 남한행은 이런 흐름 속에서 돌출한 사건이었다. 만약 북한 주민들의 남쪽 귀순이 공개됐다면 남북 화해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수 있었다.

정부는 북한 주민의 신변 보호를 위해 비공개했다고 하지만, 2017년 판문점 북한군 귀순 사건이나 2019년 6월의 강원도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 등은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 등 대북 드라이브를 이어가기 위해 숨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은 “사안이 작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사건을 공개했음에도 (두 사건만) 누락한 것은 남북관계 마찰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사실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원칙적인 설명 외에 일체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해당 사건 공개 여부는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쿠키뉴스는 11월에 발견된 선박 승선자 2명을 북한에 돌려보낸 일이 당사자의 희망에 따른 것인지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최기창·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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