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대녀에도 쩔쩔맨다”… ‘닷페이스’ 출연 반응은

페미니즘부터 안희정·박원순 미투 사태까지… 거침없는 답변 쏟아내
“페미니즘 갈등, 불평등·기회 부족 때문… 여성 유리천장 있다”
반응은 엇갈려… “절대 안뽑아” vs “용기에 박수”

기사승인 2022-01-20 14: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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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대녀에도 쩔쩔맨다”… ‘닷페이스’ 출연 반응은
19일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출연편이 공개됐다.   유튜브 ‘닷페이스’ 캡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성·소수자 인권 등을 주로 다루는 진보성향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했다. 영상 공개 후 이 후보에 대한 우호적 목소리와 비판적 평가가 엇갈렸다. 

19일 닷페이스는 이 후보와의 인터뷰 1·2편을 공개했다. 이 후보의 출연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앞서 이 후보의 닷페이스 출연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커뮤니티에선 “페미 성향 채널”이라며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이거 오늘도 ‘나가지 말자’, ‘취소하자’고 난리 났었다”고 말하며 반발 상황을 언급했다.

약 36분에 달하는 두 편의 방송에서 이 후보는 페미니즘부터 여성 채용 차별실태까지 다양한 질문에 답하며 개인적인 견해를 거침없이 밝혔다. 

먼저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와 관련해선 “용어도 함의에 따라 계속 바뀌고,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포괄하는 범위가 넓은데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니 해석이 각자 다르다”며 “과거 ‘노동’하면 ‘빨갱이’를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신성한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양 측면이 공존한다”고 했다. 

페미니즘 이슈로 청년세대에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과 관련해선 “불평등과 기회 부족 때문”이라고 원인을 진단했다. 이 후보는 “성 불평등으로 어려운 사람끼리 충돌이 발생해 안타까울 것 같다”며 “결국 이것도 사상투쟁의 과정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대남(20대·남성)을 의식해 이대녀(20대·여성)에게 유독 소홀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대녀에게도 쩔쩔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대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자는 것이고, 우리가 그동안 너무 피했으니 곁에라도 있자는 반성 차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전부 동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미투 사태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이 후보는 “나는 진짜 그런 일이 없어서 ‘누가 그렇게 느꼈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은 없었다”며 “다만 왜곡하고 공격당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감수성이 있다. 내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할 때도 여성, 여자란 말을 쓰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여성 유리천장 문제와 관련해선 “실제로 있다”고 동의했다. 이 후보는 “같은 역량을 가졌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을 제한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캠프 안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 데 정말 별로 없더라. 특히 고위급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이 후보는 해결책으로 채용 시 합격자 성비 공개와 성별임금공시제 등의 도입 필요성 등에 공감했다. 그는 “동일한 직급에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 남녀 성비가 어떻게 되느냐, 채용 성비도 응시자 비율 대비 최종합격자 비율 등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며 “성비 뿐만 아니고 임금도 공개하자. 제일 중요한 과제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성과를 내면 남녀든 정규직·비정규직이든 어느 지역이든 같은 임금을 주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 출연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영상 하단에는 ‘지지 철회’와 ‘지지 선언’의 댓글이 엇갈려 달렸다. 

한 누리꾼은 “그래도 들어주는 이 후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모든 자리를 피하고 공영방송도 피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워딩을 우리는 듣지 못했다”고 이 후보의 출연을 응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좁은 생각과 특정 커뮤니티의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매체에서 직접 본인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이 후보의 건강한 마인드가 이미 자질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반면 “윤 후보 뽑기로 다짐했다”, “이거 보고 이 후보 절대 안 뽑기로 했다” 등 반발하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특히 “닷페이스가 나라를 구했다. 이 후보의 완주를 기원한다”,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 및 에펨코리아 유저 일동은 이 후보의 완주를 기원한다” 등 비꼬는 댓글도 이어졌다. 윤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이 후보가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