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명해야" "도와달라더니 모욕" 홍준표 공천 제안 놓고 지지자 충돌

회동 하루 만에 공천 문제두고 尹·洪 갈등

기사승인 2022-01-21 08: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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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와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경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략 공천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윤 후보가 이를 거절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단둘이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며 '원팀' 구성을 논의했으나 오히려 갈등만 터져나 나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선 윤 후보와 홍 의원을 향한 비판과 옹호가 동시에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른 공천 문제의 발단은 홍 의원이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등 대선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인사 2명을 오는 3월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전략 공천해줄 것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다. 

윤 후보 측은 반발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는 전날 홍 의원을 향해 "구태를 보인다"고 날을 세웠고 홍 의원은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이와 관련해 윤 후보가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홍 의원의 공천 제안이 사실상 거부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홍 의원은 KBS를 통해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이 (선대위에) 못 들어오게 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공천 제안 논란으로 원팀 구성에 먹구름이 끼자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다시 두 갈래로 갈라졌다. 

윤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홍 의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과 친야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윤 후보에 힘을 실어줘야 할 때에 분열을 일으켰다" "원팀하는 조건으로 공천 제안이라니" "윤석열과 비공개 회동한다면서 본인이 유리한 내용만 (플랫폼 '청년의꿈'에 공천 제안은 빼고) 선대위 합류 조건을 올렸다" 등 반응을 보였다. 

경선 당시 홍 의원 지지세가 강했던 에펨코리아(펨코)에서는 홍 의원을 향한 지지를 철회하며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일부 지지자들은 홍 의원에 대한 제명을 요구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홍 의원 지지자들 사이에선 "도와달라고 할 땐 언제고 모욕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이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에 한 지지자는 "조언해준 사람한테 장사치라고 모욕까지 주는 건 X먹으라는 소리"라고 발끈했다. 이에 홍 의원은 "기막히다"고 답했다. 

"선대위 고문은 없던 일로 됐다. 더이상의 조언은 불필요해 보인다"는 지지자의 말에 홍 의원은 "그렇게 되어가네요"라며 사실상 원팀이 어렵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이 외에도 홍 의원 지지자들은 "윤석열 더이상 도와주지 말라" "뉴스에 나오는 것 보고 속상했다" "당분간 관망하시라" 등의 글을 남겼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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