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암환자 생존율…삶의 질 관리 더 중요해져

고형암 환자 ‘뼈 전이’ 흔해…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치료 시작해야

기사승인 2022-01-25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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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암환자 생존율…삶의 질 관리 더 중요해져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유방암이 뼈에 전이돼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60대 A씨는 최근 근심이 하나 더 늘었다. 병원 치료를 받으러 가는 길에 가볍게 발을 헛디뎠는데 그만 발목이 골절됐기 때문이다. 암이 뼈로 전이된 환자들이 흔히 경험한다는 ‘골격계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하는 이른바 ‘병적 골절’이 A씨에게도 나타난 것이다. 요즘은 전이성 유방암이라도 항암 치료를 잘 받으면 가족들과 함께 오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힘을 내서 치료를 받던 A씨였지만, 골절 때문에 항암 치료가 훨씬 버거워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신규 암환자는 25만4718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동시에 최근 5년간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0.7%로 나타났다. 약 10년 전에 진단받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65.5%)보다 5.2% 높다. 이제는 국내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암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 또한 늘고 있다. 이제는 암 선고를 받았다고 해서 삶이 끝났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시대다. 

그런 만큼 암환자의 ‘삶의 질 관리’가 중요해졌다. 특히, 항암 치료 여정을 위협하는 ‘전이’와 같은 위험 변수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암 전이는 기존 항암 치료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체 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형암 환자에서 가장 흔하게 전이가 일어나는 기관 중 하나는 바로 ‘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이성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의 경우 뼈 전이 비율이 약 65~80%, 폐암은 40~50%에 달한다. 뼈는 생명과 직결된 장기는 아니지만 뼈 전이로 인한 증상들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암 진단 이후 치료 과정이 길어질수록 유의해야 한다.

암이 뼈로 전이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골격계 합병증이다. 뼈 전이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통증, 골절 등 여러 증상을 통칭해 골격계 합병증이라고 하는데, 국내 조사에 따르면 전체 뼈전이 암 환자 1849명 중 45.1%가 골격계 합병증을 경험했다. 암종별로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유방암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다.

골격계 합병증의 여러 증상 가운데 특히 중등도 이상의 뼈 통증은 뼈 전이 암환자들의 가장 큰 고통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진통제로는 완화가 어렵다. 또한 골격계 합병증으로 인해 환자의 거동 범위가 물리적으로 제한되고 추가 의료비가 발생할 경우 가족들의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말 그대로 암환자의 일상을 무너트리고 궁극적으로는 사망 위험을 높이는 심각한 합병증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골격계 합병증이 한번 생기면 환자의 뼈가 약해진 상태로 계속 유지돼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심각한 우울감이나 불안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뼈 전이를 진단받은 암환자라면 즉시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긴 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과 신체적 기능을 가능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주요 해외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유방암·전립선암 환자의 골전이 진단 즉시 골격계 합병증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민환 교수의 조언도 다르지 않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는 단 기간에 끝나지 않는 과정인 만큼 전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환자가 가능한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전이에 동반된 각종 합병증 관리 전략을 꼼꼼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24일 말했다.

이어 “특히 뼈로 전이된 경우라면, 골격계 합병증 예방 치료를 항암치료와 병행해 환자들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통증 및 골절 등의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이 잠재적으로는 환자의 생존 성적을 개선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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