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에 KBS “관련 규정 마련”

기사승인 2022-01-24 16: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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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말 학대 논란에 KBS “관련 규정 마련”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포스터. KBS

KBS가 동물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24일 밝혔다.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에 투입된 말이 억지로 고꾸라져 사망한 데 따른 입장이다.

KBS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S는 동물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태종 이방원’에서 벌어진 말 사망 사고를 자체 조사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경찰 등 외부 기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극중 이성계(김영철)가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기 위해 말 ‘까미’의 발목에 밧줄을 매달았다.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촬영 당시 영상을 보면, 밧줄이 매달린 사실을 모른 채 내달리던 까미는 공중에서 회전하며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KBS가 “사고에 대비해 준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도 없었으나, 촬영 후 일주일 뒤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밝힌 뒤에도 비판 여론은 식지 않았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태종 이방원’을 폐지해달라는 요청이 올라와 6만 명 이상에게 동의를 얻었다.

카라 등 동물권 단체는 드라마 제작진과 KBS 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KBS는 문제 장면이 등장한 ‘태종 이방원’ 7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고, 오는 29·30일 방송을 결방하기로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