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간 한달에 한번씩’…33년째 오지마을 찾는 이발사

입력 2022-01-26 11: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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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간 한달에 한번씩’…33년째 오지마을 찾는 이발사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발사로 근무 중인 박영관(66)씨는 지난 8년간 의성군 가음면 이1리를 찾아 이발봉사를 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2022.01.26

경북 의성군 가음면 이1리에는 8년째 한결같이 찾아와 무료로 이발봉사를 실천하는 한 이발사가 있다.

주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주인공은 공군 제11전투비행단에서 이발사로 근무 중인 박영관(66)씨.

그가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이발봉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휴가차 잠시 들른 의성군의 한 산간오지마을 어르신들의 덥수룩한 머리를 보고 결코 외면할 수가 없어 이발을 해 드리면서 시작됐다.
 
가음면 이1리 마을 어르신들과의 인연은 2013년 오갑희 전 가음면장의 소개로 이1리에 이발봉사를 나오면서부터다. 이후 지금까지 8년째 한 달에 한 번씩 한결같다. 

그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어르신들은 경로당에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한다. 경로당이 동네 이발소가 되는 순간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직접 집에 찾아가 이발을 해드리기도 한다.

이런 박씨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단순 이발사가 아닌 자식과도 같다.

한 어르신은 “차편도 없고 거동이 힘들어 읍내 나가는 것조차 어려운데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와 이발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먼 곳에 있는 자식들보다 낫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철우 가음면장은 “수십년간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며, “봉사에 헌신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새겨 가음면에서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의성=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