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업에 대비해 앞서가는 ‘고성 농업’을 만들다 [기획특집]

입력 2022-01-28 10:29:24
- + 인쇄
어느 시·군을 가도 농업기술센터를 볼 수 있다. 이는 농업기술과 정보를 보급하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기관이며, 1998년 10월 이전에는 농촌지도소라 불렸다.

공룡나라 고성군에도 고성군농업기술센터가 있다. 특히 그 중 농업기술과는 예전 농촌지도소의 역할을 고스란히 수행하고 있다.

친환경농업부터 농업인 현장 기술 지도까지 농업 전반을 지원하고 있으며 농업지원, 식량기술, 농업환경, 과수화훼, 채소특작의 5개 팀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전 △농업기술 보급 △농업 정보 나눔 등 크게 세 가지의 업무를 수행한다.

강남열 농업기술과장은 “농가 순소득을 높이고, 한 발 더 앞서가는 고성농업을 만들기 위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농업에 대비해 앞서가는 ‘고성 농업’을 만들다 [기획특집]

△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전

농업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경관 제공, 홍수조절, 생물다양성 유지, 농촌사회 유지, 식량안보 등 사회 여러 측면에 기여하고 있다.

고성군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긴꼬리 투구새우’와 ‘풍년새우’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풍년새우는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고성군은 2008년 16개 단지 163ha로 친환경농업을 처음 시작해 지금은 30개 단지, 386ha에서 유기농 ‘생명환경 쌀’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쌀은 학교 급식, 고성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공룡나라쇼핑몰’, 오프라인 마트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작년 경상남도 우수 브랜드 쌀 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경상남도·전문기관·식미 전문가의 종합평가를 통해 선정돼 친환경 쌀의 우수함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친환경 벼를 비롯해 33품목의 친환경 농산물을 육성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친환경농업 단지조성, 친환경인증 지원, 유기농업자재 지원 등 17개 사업, 44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부터 2020년 3년 연속으로 친환경생태농업육성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고성군의 벼 재배면적은 5,084ha이다. 부모님의 대를 이어 정착한 영농후계자들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농가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나이가 많으면서 영농규모는 적은 이른바 고령·영세농이 대부분이다.

대규모 농가들은 물론, 농업분야 지원에서 소외되고 노동력이 부담되는 고령·영세농을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벼 육묘용 상토·매트 지원으로 모든 벼 재배 농가들에 혜택을 주고 있으며, 벼농사 중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작업이 어려운 육묘 부분을 고령 영세농업인 벼 육묘지원 사업을 통해 해결해 주고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해 올해도 추진 중이며, 호응이 좋아 앞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래 농업에 대비해 앞서가는 ‘고성 농업’을 만들다 [기획특집]

벼 병해충 방제 시기의 무더운 날씨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의 농약 살포 작업은 농업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최고의 악성 노동이라 할 수 있는데 무인헬기, 드론 활용 방제를 지원하는 벼 병해충 공동방제 농작업 대행료 지원을 통해 병해충 적기 방제는 물론, 노동력 부족 문제도 해결하는 등 농업인의 건강도 챙기고 있다.

농업인 소득향상을 위한 지원도 빠뜨리지 않는다. 내병충성 벼 품종 재배단지 76ha, 고품질 쌀 생산단지 조성 58ha, 기능성 쌀 생산단지 조성 277ha, 고품질 잡곡 재배단지 조성 94ha, 우렁이농법 시범단지 조성 810ha, 우리밀 육성 62ha로 각종 재배단지 조성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민을 대상으로 2021 풍년기원 손모내기 체험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17가족(팀) 5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 손모내기 체험, 전통 농기구 구경, 모 빨리 심기 대회를 진행했다. 농업의 소중함과 우리 식탁에 오르는 쌀의 생산과정을 이해하고, 아이들이 가족이나 이웃들과 한팀이 되어 전통 방식대로 못줄에 맞춰 모내기를 하면서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이처럼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전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농가를 지원에 힘쓰고 있다.

△ 농업 기술 보급

고성군의 농업은 벼농사가 주를 이루지만, 채소, 특작, 과수, 화훼분야에서 다양한 작목이 재배되고 있다. 시설원예, 과수, 화훼분야의 농업인 수는 줄었지만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것을 보면 규모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성군은 풍부한 일조량과 따뜻한 기후조건 속에서 토양, 시설 등의 환경개선을 통해 과수·화훼분야, 채소·특작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고품질 과수·화훼 생산을 위해 2021년도에 이어 2022년에도 과수생산시설 현대화사업 등 20개 사업에 사업비 13억 원을 투입한다.

과수분야에서는 참다래 신규 과원조성 사업과 참다래 고사를 방지하기 위한 저항성 품종 생산단지 조성사업 등을 신규로 시행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미래 농업에 대비해 앞서가는 ‘고성 농업’을 만들다 [기획특집]

과수 농작업에 많이 사용되는 과수 노력 절감 생산 장비인 동력운반차, 휴대용 전동가위 등은 영농 규모가 크고 노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한 농가, 보조금 수혜 혜택이 없는 농가에 우선 지원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보조금 집행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했다.

화훼분야는 지역의 우수품종 보급 및 특산품종 생산을 위한 춘란 우수품종 생산시설 현대화사업과 화훼생산시설 현대화사업, 화훼 유통 시설 장비 확충사업 등 총 4개 사업을 추진한다.
 
채소특작분야에서는 2021년도에 시설현대화를 통한 생력화 및 고품질, 시설원예 에너지 절감 지원사업으로 경영비 절감, 권역별 채소특작 특화단지 조성사업 추진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ICT 융복합 지원사업 등 25개 사업에 대하여 사업비 26억 원을 투입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올해는 농업인의 수요조사 및 공모사업 신청으로 이상기상 대응 원예작물 안정생산 기술시범사업 등 7개 사업을 신규로 편성했으며, 시설원예 탄소배출 저감시설 지원 3개 사업, 시설하우스 재배환경 개선 6개 사업, 채소특작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 9개 사업, 시금치, 부추, 호박 등 고성군 권역별 채소 특화단지 육성 8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운 기술 보급, 특화단지 육성 등 다양한 지원으로 소비자 맞춤형 농산물,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돕고 있다.

△ 농업인의, 농업인에 의한, 농업인을 위한 농업 정보 나눔

고성군농업기술센터에는 2.6ha 규모의 실증포장이 있으며, 여기에는 미래농업관, 아열대작물온실, 공기정화식물원, 기능성과수작물원, 과학영농실증포장, 밭작물실증시험포, 벼실증시험포가 있다.

벼 적합품종 선발 시험, 벼 품종 비교 전시, 신기술 실증시험 등 벼 지역실증시험은 물론, 아열대과수, 기능성과수, 커피 등 다양한 작물을 시험 재배함으로써 농업인에게는 정보 제공을, 방문객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농업과 안전한 먹거리 공급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농업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토양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토양종합검정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5500필지의 토양을 분석하여 적정 비료투입을 위한 시비 처방을 하고 있다.

아울러 작물 맞춤형 토양검정 및 시비처방서 발급으로 비료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작물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토양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래 농업에 대비해 앞서가는 ‘고성 농업’을 만들다 [기획특집]

농업은 생명산업이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 사람도 체질을 바꾸듯 튼튼한 토양, 비옥한 토양,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토양 정밀검정을 통한 정보 제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작물 병해충 종합진단실도 운영하고 있으며, 작물별로 10개소의 관찰포를 운영하여 병해충의 정밀하고 체계적인 사전예찰로 발생 동향을 상위 기관과 공유하고 있다. 

다발생 가능 시 농작물 병해충 발생 정보를 읍·면사무소를 통해 신속하게 농업인들에게 전파해 조기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농업인의 애로 기술 해소를 위한 현장 기술지도 및 컨설팅도 추진하고 있으며, 신기술 보급을 위해 고추, 마늘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했던 품목별 교육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진단키트를 활용하여 지난 몇 해 동안 만성적으로 발생했던 고추, 토마토 등 과채류의 바이러스병 감염 여부를 선제적으로 진단하여 농가에 알려줌으로써 안정적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성군은 주기적 생육상태 조사 및 병해충 예찰, 민원 발생에 따른 현장 기술지도 및 컨설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외 전문가를 초빙해 딸기, 파프리카 등 품목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고추, 호박 등 과채류에 대하여 현장 또는 농업기술센터에서 무상으로 바이러스병 감염 여부를 진단해 농업인의 만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고성=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