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이 타율 2위’ 이대호, 은퇴 앞둔 선수 맞나요

기사승인 2022-05-17 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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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이 타율 2위’ 이대호, 은퇴 앞둔 선수 맞나요
안타를 치는 이대호.   연합뉴스

‘빅보이’ 이대호가 올해 세월을 거스른듯한 활약상을 펼치고 있다.

이대호는 시즌에 앞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2001년 롯데 2차 1라운드 4순위로 프로에 뛰어든 이대호는 지난 시즌 기준 KBO리그에서 통산 1829경기를 뛰며 타율 0.307, 351홈런 2020안타 1324타점 919득점의 성적을 냈다. 1루수 골든글러브 4회, 3루수 골든글러브·지명타자 골든글러브 1회, 정규시즌 MVP 1회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2010시즌에는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신기록도 세웠으며,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홈런·타격·최다안타·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그런 그도 세월 앞에서 조금씩 무뎌졌다. 2018시즌 이후 최근 3년간 3할 타율을 넘지 못했다. 중심 타자의 상징인 4번 타자에서도 밀려나 5·6번 타선에서 치르는 경기가 점점 많아졌다.

하지만 올해 이대호는 세월을 거스른 모습이다. 17일 기준 36경기에 출전해 138타수 51안타 타율 0.370 5홈런 19타점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타율은 삼성 라이온즈의 호세 피렐라(0.395)에 이어 리그에서 2번째로 높으며, 최다 안타도 팀 후배 한동희와 함께 공동 2위다. 지난주 6경기에서 25타수 13안타로 타율 0.520을 기록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불혹을 맞이한 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태우고 있다. 이제껏 레전드로 불리던 선수들도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다소 저조한 활약으로 유니폼을 벗었지만, 이대호는 역사에 남길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되고, 공인구의 반발계수가 줄어들면서 ‘투고타저(타자보다 투수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기록을 남기고 있는 이대호다.

롯데 팬들 중에서는 이대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리그를 지배할 만한 실력을 갖춘 타자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대호의 활약은 ‘우승 도전’이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국가대표와 일본 무대에서 우승을 경험했지만, 가장 오랫동안 활약 중인 롯데에서는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우승은 고사하고 한국시리즈 문턱조차 밟지 못해 우승에 대한 한이 맺혀 있다.

이대호는 은퇴 시즌에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이대호는 시즌 전 미디어데이가 끝난 후 “은퇴 경기는 한국시리즈에서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대호의 활약에 시즌 전 약체로 손꼽힌 롯데는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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