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로 가는 통신사들

잠재 충성고객 확보...메타버스 등 역량 총동원

기사승인 2022-05-21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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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로 가는 통신사들
LG유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숙명여자대학교 상시 메타버스 서비스 ‘스노우버스’를 오픈했다. 송금종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대학 캠퍼스를 공략하고 있다. 잠재 충성고객인 대학생 가입 접점을 늘리기 위해 통신서비스는 물론 메타버스 등 기술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숙명여자대학교 메타버스 서비스 ‘스노우버스’를 오픈했다. 범용 메타버스에서 입학식이나 축제 등 행사를 열거나 캠퍼스 일부를 구현한 사례는 있었지만 상시 서비스를 연 건 ‘스노우버스’가 최초다. 

반응은 좋다. 재학생 최지현(여·3년·앙트러프러너십전공)씨는 “청파제(축제) 때 서비스를 이용해봤다”며 “캠퍼스를 똑같이 만들어서 재미있고 귀여웠다”고 말했다. 이유진(4년·법학과)씨는 “재미있고 신선했다.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사실적으로 구현했을까 신기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는 이용자에겐 시공간 제약이 없는 경험을 주면서 기업엔 인지도 제고 도움을 준다. 황민(2년·경제학과)씨는 “메타버스 안에 캐릭터 ‘무너’가 있어서 LG유플러스 서비스인 걸 알았다”며 “아바타 걷는 속도와 조작 방법을 개선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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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메타버스 ‘스노우버스’ 갈무리 

LG유플러스는 부산대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차세대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과 통합 정보보안 솔루션, 통합 관제 시스템 등 ICT 인프라를 구축했다. 회사는 서강대학교와도 손잡고 ‘메타버스 유니버시티’를 만들고 있다. 본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과 메타버스 가상오피스, 화상강의 등 서비스를 강의에 활용 가능하도록 개량하고 교육 효과를 실증할 예정이다.

SKT는 ‘영(0)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영캠퍼스는 캠퍼스 단위 참여자가 늘수록 혜택 규모와 종류가 커지는 대학생을 위한 혜택이다. 혜택으론 △캠퍼스 전용 데이터 최대 3GB △플로 앤 데이터 최대 90% 할인 △웨이브 앤 데이터 최대 90% 할인 등이 있다. 전국 국·공립대와 전문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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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구현된 고려대학교. SKT 

SKT는 지난 2월 자체 메타버스 ‘이프랜드’ 내에 고려대학교와 순천향대학교 캠퍼스를 개교했다. 신입생들은 코로나19 확산우려 없이 가정에서 편하고 안전한 입학식을 즐겼다는 후문이다. SKT는 산학연계 연구는 물론 AI인재 양성도 집중하고 있다. 5개 국립대 수의대 AI기반 수의영상 진단 보조 솔루션 개발 MOU를 맺었다.

‘AI 커리큘럼’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SKT AI 커리큘럼은 SKT가 AI 기술과 IT 자산을 대학과 공유해 부족한 국내 AI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SKT 현업 박사급 전문가가 15명이 강의하며 이론과 실무교육이 병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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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실무형 AI 인재 양성을 위해 개발해 운영 중인 기업 AI 실무 자격인증 ‘AIFB’가 올해부터 성균관대 학생들의 졸업 요건 중 하나로 도입된다. 사진은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AIFB를 알리고 있는 모습

성균관대는 KT AI(인공지능) 실무 자격인증인 ‘AIFB’를 졸업인증 기준으로 채택했다. KT는 올 여름 도전학기(계절학기)에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 한다. 재학생은 ‘중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성균관대 졸업요건은 까다로운 편이다. 2020학년도 입학생은 졸업 전까지 인성·글로벌·창의·AI·인턴십 중 ‘인성’을 포함한 3개 영역에서 학교가 인정하는 활동을 수행하거나 전문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국내 봉사활동 40시간, 토익 900점(인문사회과학계열 950점)이상, 해외 체류기간 30일 이상 문화체험 등이 해당된다.

성대 인문캠퍼스에서 만난 최미래(여·3년·교육학과)씨와 서영주(여·3년·정치외교학과)씨는 “졸업하기 어렵다. 토익도 950점 이상 따야하고 타 학교와 달리 컴활(컴퓨터활용능력)을 인정하지 않아서 문과 학생에겐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옵션’이 하나 더 늘어서 아무래도 졸업하기 수월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AIFB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기업·교육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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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I 실무자격 ‘AIFB’가 성균관대학교 졸업요건 기준으로 채택됐다. 성대는 1학기 진로프로그램으로 AI 역량검사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진영심 KT 인재그룹개발실장은 “AIFB를 준비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과 모델링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AIFB 취득이 객관화하기 어려운 AI 활용 역량을 검증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KT는 대한민국 디지털 인재 양성과 AI 실무 인력 갈증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