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최대 20만명’ 코로나 재유행…“대응 가능”

하반기 재유행, 가을→여름으로 앞당겨져
코로나에 원숭이두창도 겹쳐…WHO “과민반응 경계”
정부 “재유행 규모 10만~20만명대 예상”

기사승인 2022-05-25 16: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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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최대 20만명’ 코로나 재유행…“대응 가능”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이르면 여름부터 시작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유행 규모가 10만~20만명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는 하반기 유행 오미크론과 신종 변이 두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만 3956명이다. 수요일 발표 기준으로 2만명대가 나온 것은 16주 만이다. 전주 수요일인 지난 18일 대비 7417명(23.7%)이 줄었다. 신규 사망자는 23명, 재원 중 위중·중증환자는 237명이다.

방역 지표도 안정적이다. 감염재생산지수도 0.83으로 8주 연속 1 미만을 유지 중이다. 누적 치명률은 0.13%다. 이에 따라 지난주(5월3주) 부터 전국 코로나 위험도 평가도가 모두 ‘낮음’으로 진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단계적으로 일반 의료 체계로 전환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18일부터 전날까지 코로나19 병상으로 지정했던 중증·준중증 병상 1653개, 중등증 병상 1만9003개 등 2만656개 병상을 지정 해제했다. 코로나19 병상 약 70% 수준이다.
올여름 ‘최대 20만명’ 코로나 재유행…“대응 가능”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연합뉴스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먼저 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BA.2.12.1 변이가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7주 연속 확진자가 증가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7316명에 달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BA.2.12.1에 대해 “이전 그 어떤 변종보다 전염성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지난 3월 실내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했던 미국 일부 주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재도입했다.

국내에서도 전파력이 매우 강한 BA.2.12.1 13건(해외유입 10건, 국내감염 3건)이 추가로 확인됐고, 면역 회피력이 있는 BA.4와 BA.5는 각각 1건(해외유입 1건), 4건(해외유입 1건·국내감염 3건)이 추가로 검출된 상태다.

북한에서의 코로나19 환자 대량 발생도 변이 출현 위험을 키운다.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보고된 북한 내 누적 발열자 수는 306만여명, 사망자는 68명에 달한다. 면역력이 낮고, 다수가 백신을 미접종한 환경은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많은 기저질환을 가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올여름 ‘최대 20만명’ 코로나 재유행…“대응 가능”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임형택 기자

유럽, 북미를 중심으로는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총 18개 국가에서 확진환자 171명, 의심환자 86명이 보고됐다. 다만 세계 각국 방역당국은 과도한 공포감 잠재우기에 나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은 공기 중 전염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코로나19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실비 브라이언트 WHO 글로벌 감염 대응 국장도 원숭이두창에 대한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이미 있다고 강조하며 과민 반응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반기에 재유행이 올 수 있다는 관측은 기정사실화된 모양새다. 정부는 당초 코로나19 재유행 시점을 가을로 예측했지만 여름으로 앞당겨졌다. 지난 20일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격리의무 유지 전제 하에서도 면역감소 효과에 따라 이르면 여름부터 재유행이 시작, 9~10월경 정점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주최한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지금까지 한 변이의 우세 지속 기간이 10∼14주였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19는 백신 접종이나 감염을 통해 획득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일정 규모의 재유행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예측한 재유행 규모는 20만명대 내외다. 현재 의료체계에서 감당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재유행이 온다고 했을 때 전문가들의 예측은 (하루 확진자가) 10만~20만명 정도”라며 “오미크론의 치명률 등을 감안할 때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긴급치료병상과 올해 말까지 운영되는 기존 거점전담병원을 활용하면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이와 함께 신종 변이 등을 대비해 긴급치료병상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