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비중 커지는 ‘사전투표’, 높은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할까

“사전투표율 높으면 ‘진보 유리’ 공식 깨져”
전문가들 “사전투표의 본투표화...전체 투표율 더 중요”
신율 “전체 투표율 ‘높으면’ 국힘...‘낮으면’ 민주당 유리”

기사승인 2022-05-26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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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비중 커지는 ‘사전투표’, 높은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할까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를 나흘 앞둔 23일 서울 중구 청계천에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설치한 투표 참여 독려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선거 당일 투표가 힘든 이들을 위해 마련한 제도지만 10년 가까이 실시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선거문화로 정착, 그 참여율이 매년 늘어 선거의 판세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해졌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낮으면 보수에 유리하다는 기존의 선거 공식은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얼마 전 마친 대선에서는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지만, 보수의 승리로 끝난 걸로 봐도 공식 파괴는 입증된다.

각 정당은 각자에게 유리한 해석론을 내세우면서 지지자들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혼탁한 선거 국면에서 어느 진영에 더 유리할지 쉽사리 예측이 어렵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심판론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사전투표에 앞서서도 ’심판론‘을 꺼내 들었고, 최근 각종 이슈로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지지자들이 사전투표장에 나서주길 독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선은 대선 후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열리는 만큼 과거 지방선거보다 더 높은 투표 참여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어 사전투표에 대한 관심도도 커지고 있다.

선거 판세 가를 만큼 사전투표 비중↑
본투표 대비 사전투표 참여율 갈수록 커져

지난 2014년 사전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비율은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2014년 지선 당시 11.49%였던 사전투표율은 지난 3월 ’20대 대선‘에서는 36.93%까지 치솟았다. 

또 전체 투표율 대비 사전투표율도 꾸준히 오름세다. 지방선거만을 한정해 비교해봐도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는 약 20%(사전투표 11.49%·전체투표 56.8%) 수준이던 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33%까지 올랐다. 총선과 대선 역시 전체 투표율 대비 사전투표 참여 비율이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고, 낮을수록 보수 진영이 유리한 걸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 3월 실시된 제20대 대선에서 이런한 공식이 깨졌다. 역대 대선 가운데 역대 사전투표율의 최고치인 36.93%를 기록했지만, 보수 진영의 승리로 끝나기 때문이다.

전통적 선거 공식 깨져.사전투표 일상화
“최종 투표율이 성패 갈라”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선거 공식이 점차 깨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더 이상 사전투표 참여율에 따른 선거의 유불리를 논하기는 어렵고, 결국 최종 투표율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전투표 참여의 증가로 인해 사전투표가 본투표를 대체하는 성격도 점차 지녀가는 만큼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더욱 어렵게 됐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전투표 기간이 이틀이나 되고 관외 투표가 가능해지면서 사전투표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이제 제도화되고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가 유리, 낮으면 보수가 유리’ 등의 공식은 깨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투표 비율이 높은 젊은 층에서도 상당수의 국힘 지지자들이 나오자 국힘 차원에서도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민주당 지지층 대댜수가 사전투표에 집중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만큼 민주당도 사전투표율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사전투표율에 따른 유불리 공식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사전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는 이야기는 선거 공식이 아닌 결과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과거 사전투표서부터 기선제압에 나서자는 선거 전략을 여러 차례 펴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진보가 유리하다는 식의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이라며 “사전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는 선거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전체 투표율 ‘高’ 국힘 유리.‘低’ 민주당 유리”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사전투표율이 아닌 전체 투표율이 판세를 가를 걸로 관측했다. 신 교수는 “사전투표율은 투표율 높이기 위한 포석 차원으로만 봐야 한다”며 “사전투표율이 높은지 아닌지에 따라 어느 진영에 더 유리한지를 판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현역 후보들이 민주당에 집중돼 있어 동원력이 민주당이 큰 상황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민주당이 유리, 투표율이 높으면 국민의힘에 조금 더 유리할 것”이라며 “사전투표율 자체보다 전체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더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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