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난이 “민주당이 키운 청년, 잘 할 수 있단 믿음 주고파” [쿡 청년정치]

“청년 목소리 못 담는단 비판, 맘 아파”
“청년 정책 기틀 만든 건 민주당”

기사승인 2022-06-28 06: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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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난이 “민주당이 키운 청년, 잘 할 수 있단 믿음 주고파” [쿡 청년정치]
서난이 더불어민주당 청년·여성 비대위원.   사진=황인성 기자

‘청년 정치’를 어떤 의미로 규정하는지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청년의 목소리는 이제 무시할 수 없고 청년 정치인들의 발언 또한 적지 않은 영향력이 있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지만 집권여당의 당대표는 30대 젊은 청년 정치인이고, 과거에는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던 각 정당의 청년위원회는 이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준에도 이르렀다.

특히 중앙정치에서 활동하는 정치인보다 크게 주목받고 있진 않지만, 지방정부를 견제하고 지방민을 대변하는 기초·광역 지방의회에서 풀뿌리부터 실력을 쌓고 있는 청년 정치인들은 한국정치의 미래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대선·지선 패배로 현재 대혼란에 빠진 민주당의 청년 비대위원에 임명된 서난이 전북도의원 당선인을 만나 청년 정치인으로서 그가 바라본 지금의 민주당을 진단해 봤다.

다음은 서난이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과의 일문일답.

-우상호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청년·여성 비대위원으로 지명됐고 수락했다. 비대위원이 된 소감은
▶일단 직의 무거움을 느낀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으로부터 비대위원 제안을 받고 참 고민이 많았다. 당이 너무 어려운 시기인데 과연 내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등등. 얼마 고민하다 당에서 큰 청년 정치인으로 당이 어려울 때 어떠한 역할을 해주길 제안한다면 그걸 또 흔쾌히 받는 것도 내 도리이지 않을까 생각했고 결국 수락했다.

-정치 입문 계기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해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진 않았다. 정치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고 그러던 중에 몇몇 분들이 ‘네가 원하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 네가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정의’라는 조언을 해줬고, 고민 끝에 여성이자 청년 정치인이 되어 보자고 결심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특히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무엇보다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는 내 지향점과 일치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뉴스 등을 통해 민주당의 가치와 내가 지향하는 바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또 민주당은 사회적 경제나 공동체 의식 함께 가는 시대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끌렸다. 경쟁주의를 굉장히 반대하는 편인데 민주당도 의미 없는 경쟁보다 공존을 추구한다는 사실도 민주당으로 날 이끈 또 다른 이유다.

-청년세대 목소리를 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의 청년 정책과 방향성을 평가한다면
▶청년세대의 목소릴 담지 못한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청년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세운 건 민주당이다. 우리 청년 정책은 지역사회에서 아래로부터, 청년 당사자의 문제 제기와 대안 수립의 거버넌스를 구축해온 것을 특징으로 한다. 민주당이 야당일 때 지방정부를 운영했던 민주당 단체장을 중심으로 그런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청년 일자리 지원 정책, 청년 수당, 청년 활동 지원 전담 기관 등이 등장했다. 여당이 된 후에는 국무총리실 아래 청년 정책 조율 부서와 청와대 안에 청년 비서관 직제를 신설했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시도해왔던 지역의 정책들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중앙정부 안에서 제도화하는 것을 주도했다. 그사이 더 새로운 것, 요즘 청년의 수요에 부합하는 것들이 미진했을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남성보다는 여성 위주의 정책만을 내놓는다는 일각의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지
▶민주당이 우리 사회의 성평등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는 환영한다. 이것과 20대 남성의 비판 혹은 불만은 다른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남성이 혜택을 누린다는 인식과 경험이 없다. 본인들의 인식과 경험에 존재하지 않는 성별 격차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해소하는 정책이 불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기성세대만 있는 것도 아니다. 20대만 있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세대가 관계를 맺으며 얽혀 있지 않나. 우리 안에 실재하는 구조적 성별 격차 문제는 그것대로 풀어야 한다. 20대가 제기하는 새로운 양태의 젠더 문제는 그것들의 고유한 성질대로 다루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20대 남성의 불만을 정치적 자본으로 활용하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성별 격차 문제를 이미 끝난 일로 치부하는 것이다. 민주당을 친여성 정당으로 덧씌우는 것은 일정한 정치적 공격이자 프레임 선전이라고 판단한다.

-요즘 청년들은 진보·보수 정치적 성향이 아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에 반응한다. 청년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이념적 성향과 지향을 강조하는 선언, 구호가 아니라 투명한 과정과 뚜렷한 결과로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청년을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해결이 필요한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 어떤 결과를 냈는지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해결한 것은 실제 공을 들인 사람이 인정을 받는 구조를 만들고, 하지 못한 일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이 고민하자고 설득하는 것이다.
정보와 결정에 있어 소외와 배제가 없는 투명한 과정,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관계 설정, 성과에 대한 분명한 보상, 결과에 대한 쿨한 인정과 설득이 당의 의사 결정 메커니즘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청년’이란 카테고리를 떼더라도 민주당에서 8년 동안 머물면서 당에서 꼭 이뤄내고 싶었던 게 있을 텐데. 이번 비대위 기간에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
▶민주당에서 성장한 청년이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그래야만 그다음 청년에게도 자리가 보장될 거란 생각이다. 나 혼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청년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지점도 만들고 싶다. 민주당에서는 끊임없이 청년들로 나왔지만, 또 끊임없이 사라지기도 했다. 당에 나왔던 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민주당의 아주 오래된 관행이나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시스템들을 과감하게 깨는 메시지를 낼 생각이다.

-끝으로 청년 정치인 서난이에게 정치란 
▶세상을 바꾸는 가장 빠른 도구라고 생각한다. 사실 정치는 엄청난 효능감을 가졌다. 지역에서 성매매 집결지도 폐쇄해봤고, 청년 건강검진, 장애인 가정 양육수당, 디지털 성범죄 피해 지원 신고 센터 설립 등 정치를 통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실현해봤다. 정치를 통해 많은 시민이 안전을 보장받거나 어려움을 구제받는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정말 세상을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도구라는 걸 느꼈다. 더 나아가 정치가 가진 힘으로 기득권이나 부패한 것들도 깰 수 있겠단 생각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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