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유니콘’ 된 바이오기업, ‘속내’는

중기부, 기술보증기금으로 최대 200억원까지 지원
예비유니콘, ‘세부적 지원’ 원해…아기유니콘, ‘지원’ 자체로 이득

기사승인 2022-07-01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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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유니콘’ 된 바이오기업, ‘속내’는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유망주 ‘유니콘’ 기업 육성에 열중이다. 이에 대한 업계의 평가와 기대는 다양하다. 인지도 및 사업 발판을 얻었지만, 글로벌 진입·인력 양성 지원까지는 다소 부족했다는 목소리 등이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주관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 육성을 위한 ‘K-유니콘 프로젝트’로, ‘아기유니콘 육성사업’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사업’이 주목 받고 있다. 

전문 평가자와 함께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선발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는 바이오·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유니콘으로 육성하고자 한다. 스타트업 경우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 상황에서 투자금 없이 국내 성장이 어려운 만큼, 국가가 나서서 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아기유니콘’은 투자실적(20억 이상 100억 미만)이 있는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180억원을 투자한다. ‘예비유니콘’은 운전자금, 시설자금을 불문하고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최대 200억원까지 특별보증을 지원받는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0년 40개사, 2021년 60개사 등 총 100개 아기유니콘을 선정해 지원했다. 참여한 기업들은 고용이 2배 가까이 증가하고 매출은 2.5배 증가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작년대비 최대 보증금액도 100억원에서 올해 처음 200억원으로 무려 2배가 늘어난 만큼, 올해는 역대 가장 치열한 평가와 경쟁이 펼쳐졌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 속 ‘유니콘’ 기회를 거머쥔 실제 바이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공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쿠키뉴스는 지난해와 올해 선정된 기업의 경험을 빌려 유니콘 프로젝트 선정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실제 성장에 도움이 얼마나 될 수 있을지, 또 아쉬운 점은 없는지 그 속사정을 살펴봤다.   

2021년 예비유니콘 기업 로킷헬스케어
“자금 지원 통한 사업추진 ‘만족’, 상세 지원제도 부재는 아쉬움”

로킷헬스케어는 3D 바이오 프린터와 자가 세포외기질(ECM, Extra Cellular Matrix)을 활용해 인체와 유사한 재생미세환경을 만들어 ‘당뇨병성 족부 궤양 환부’ 피부를 재생시키는 개인 맞춤형 치료기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국내외 환자 대상으로 바이오 프린팅 기술 등을 활용한 임상시험 등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고 2020년 사우디아라비아,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기업 등과 당뇨발 재생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역량을 입증해 예비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Q. 예비유니콘으로 정부 지원을 받았을 때, 어떤 사업에 주력했나. 그에 따른 1년간의 성과는?
=사업 측면에서는 당뇨발 재생사업에 더 주력할 수 있었다. 2021년 국내 및 해외 계약 확대라는 성과를 얻었다. 매출 측면에서는 연결기준 2020년 40억원 대비 2021년도 매출액이 67억원으로 170% 성장했다.  

Q. 정부의 예비유니콘 지원 사업이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기술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사업추진을 위한 자금지원(21억5000만원 차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예비유니콘 선정에 따른 대외 인지도 및 명성 확대 효과도 있었다. 

다만 매출액 규모에 따른 자금지원 차등제도가 있어 액수 차이가 있는 것은 다소 아쉽다. 또한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선정한 만큼 유니콘으로 가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상세 지원제도가 팔로업이 돼주면 좋겠다.

Q. 새로운 지원 사업이 생긴다면 바이오 스타트업에게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국내 시장이 아닌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기술개발과 영업을 진행하는 스타트업도 많이 생겼다. 자금지원 뿐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와 클라이언트와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타깃하는 스타트업이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가능하도록 정부가 인재확보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글로벌 인재영입에 많은 어려움과 코스트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의 문턱을 낮춰주고 정보와 시장을 제공해 준다면 최고의 지원이 될 것이다.

Q. 앞으로의 포부는?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의료비 부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은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는데 반대로 정부는 의료비 재정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그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피부재생·연골재생·장기재생 분야의 치료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할 만한 솔루션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치료 기간과 치료비를 단축하고 건강보험 재정 고갈 위기도 해소해 주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2022년 아기유니콘 기업 모노랩스
“투자유치 원활·스케일업 도움, B2C 사업 발전 위한 지원 희망”

모노랩스는 2021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IAM(아이엠) 출시를 시작으로 원격의료 플랫폼, 디지털치료제 분야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소분건기식 약국과 차별화를 두고 오프라인을 확장, 최근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나타내 아기유니콘에 선정됐다.

Q. 정부 지원을 받게 되면 어떤 사업을 주력할 방침인가?
=아기유니콘 선정 이후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 서비스를 본격 고도화 및 확장함과 동시에 신규 사업을 발판으로 2023년 매출 100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치료제의 연구개발(R&D) 전략 강화와 관련 파이프라인 인력을 확충해 내년부터 임상시험과 개발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Q. 지원 사업이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지
=기술보증기금의 특별 보증으로 사업 다각화 및 시설확장 등 스케일업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받았다. 아기유니콘 선정을 통해 높은 혁신성과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아 새로운 투자 유치가 원활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Q. 새로운 지원안이 생긴다면 바이오 스타트업에게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지
=기존 바이오산업은 의료업계를 대상으로 한 B2B 사업이 주류였다. 하지만 디지털 헬스케어는 소비자의 보다 건강한 삶을 목표로 한 B2C 사업으로 국내 소비자를 넘어 글로벌 차원에서 의료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앞선 IT 기술력과 우수한 인적 자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한국이 글로벌 헬스케어의 혁신을 선도하고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앞으로의 포부는?
=모노랩스는 시장에서의 ‘진보’보다 ‘적응’에 집중하는 기업을 지향한다. 맹목적인 기술 진보보다 세상의 변화에 유연하게 발맞추고자 한다. 사람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쉽고 재밌는 서비스, 그리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회사로 발돋움하겠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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