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7% “코로나로 우울”…유행 이전 5배 수준

기사승인 2022-08-10 11: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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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7% “코로나로 우울”…유행 이전 5배 수준
서울 동작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우울감이 지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표했다. 조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 및 현황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앞서 2020년 3월부터 분기별로 실시 중이다. 

이번 6월 조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및 점진적 일상회복 추진 이후 처음 실시한 조사다. 조사대상은 전국의 19~71세 성인 2063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불안, 우울, 자살 생각, 일상생활 방해 정도, 심리적 지지 제공자, 필요한 서비스 등 총 16개 항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우울위험군은 16.9%로, 코로나19 실태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가 나타났다. 하지만 2019년(3.2%)의 5배가 넘는 수치로 여전히 높고 위험한 수준이다. 30대가 24.2%로 가장 높고, 40대(17%),50대(16%),20대(14.3%),60대(13%)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18.6%로 남성(15.3%) 보다 3.3% 더 높았다.
 
소득이 우울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의 우울위험군은 22.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11.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가구 형태별로 보면 1인 가구의 우울위험군이 23.3%로, 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가구(15.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결혼상태별로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미혼, 사별‧이혼 등)가 20.6%로 기혼(14.3%)에 비해 높았다.

자살생각률은 이번 조사에서 12.7%로 나타났다. 3월(11.5%)에 비해 증가했고, 코로나19 초기(2020년 3월 9.7%)에 비해 여전히 높았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4.6%)과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30대가 18.8%로 가장 높았으며, 20대(14.8%), 40대(13.1%),50대(9.8%),60대(7.3%)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자살생각률은 남성이 13.5%로 여성(11.9%) 보다 더 높았다. 일반적으로 자살생각률은 여성이 높지만, 동 조사에서는 꾸준히 남성의 자살생각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자살생각률에도 소득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소득이 감소한 경우의 자살생각률이 16.1%로, 소득이 증가하거나 변화가 없는 집단(9.2%)에 비해 약 7% 가량 높게 나타났다. 가구형태별로 보면 1인 가구의 자살생각률이 18.2%로, 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가구(11.6%)에 비해 1.5배 높았다. 결혼상태별로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가 16.9%로, 기혼(9.8%)에 비해 높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려움 및 불안에 대한 수치는 감소 추세를 유지 중이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해당 수치는 6.2점으로 코로나 기간 실시한 조사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앞서 2021년 3월에는 8.1점, 올해 3월에는 6.6점이었다. 코로나19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낙인’도 2022년 6월 조사결과 6.2점(총 15점)으로 지난해 3월(8.1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한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는 12%에 불과했다. 이용의사 비율(60.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생활 방해정도(0~10점)는 4.4점으로, 지난 3월(5.1점)에 비해 감소했다. 필요서비스는 경제적 지원이 2.05점으로 가장 높았고, 감염병 관련 정보(1.94점), 개인 위생물품(1.89점) 순으로 나타났다.

책임 연구자인 현진희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두려움과 불안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적절히 감소하고 있지만, 우울의 감소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의 우울감 감소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소득 감소, 고립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정신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자살이 증가할 우려에 대비해, 경제적‧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실시한 조사에서 우울, 불안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다른 한편 자살생각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누적된 경제, 정신, 신체 건강문제가 일상회복시기 자살 위기로 분출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국민 누구나 도움이 필요할 때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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