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잇따라…“취약계층 보호를”

고령층 모니터링 중단…“디지털 접근성 떨어져”
문 닫은 생활치료센터…확진 노숙인 갈 곳 잃어

기사승인 2022-08-10 15: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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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잇따라…“취약계층 보호를”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없음.   사진=박효상 기자

감염 취약계층 사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안전망이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5만1792명을 기록했다. 15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13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해외 유입 사례는 615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았다.

이날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주 동안 요양병원·시설에서 총 116건, 2445명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3월 중대본 보도자료에 의하면 사망자 중 감염 취약시설 사망자 비중이 무려 32.7%에 이른다”며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대구·경북 140만명 확진자 중에서 사망자가 2000명인데 이 중 취약시설에서 신고된 사망자가 600명이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취약시설에서의 사망자 비중이 12배 정도 더 높다”며 “자문위원회가 고위험시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관리하라고 정부에 권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집중 모니터링이 지난 1일부터 중단된 고령층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재택치료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방역당국이 하루에 한 번 전화하는 건강 모니터링을 중단했다.

대신 정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부터 진료, 먹는치료제 처방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진료기관을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원스톱진료기관은 현재 전국 9732곳이 있다. 그러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거나, 코로나19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감염취약시설 집단감염 잇따라…“취약계층 보호를”
서울시 장애인·홈리스 등 취약계층 코로나19 대응 방안 마련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 방역 시스템은 허점투성이”라며 “가장 신경써 마련해야 할 고위험군 보호시스템이 매우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 60세 이상 고령 확진자에 대한 전화 모니터링을 중단하여 어르신들의 코로나 위중증에 대한 두려움은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인터넷 활용도가 떨어지는 고령층은 스스로 의료기관을 물색하고, 치료를 받기 매우 어려운데 주말 및 야간에는 그 장벽이 더욱 높은 것”이라며 “고령층 보호 대책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 비판했다.

노숙인과 장애인에 대한 보호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중단되면서 민간 의료기관에 갈 수 없거나 자체적으로 격리 생활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이들은 코로나19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 홈리스행동과 전국장애인철폐연대는 전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적으로 격리 가능한 생활 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고시원 거주자는 코로나19에 확진됐지만 보건소에서 민간 숙소 이용 방안을 제시했다”면서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종료해도 각 지자체별로 유사시설을 활용해 주거 취약계층에 대해 생활치료센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어떠한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중단된 상황에서 격리 생활공간을 마련할 수 없는 이들은 자기부담으로 민간 숙소를 이용하거나 병원에 입원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책으로는 생활치료센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 3월 처음 도입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는 확진자 감소에 따라 지난 6월1일 운영이 중단됐다. 지자체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데 광주, 전남, 인천 등지에서 재가동을 시작했거나 추진 중이다.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은 11.2% 수준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는 급성감염병이다. 특히 어르신의 경우 상태가 시시각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독거노인이나 돌보는 사람이 없는 고령층의 경우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켜서 살펴야 한다”면서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이 현재 매우 낮다. 이런 취약계층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