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수완박 무력화’ 시행령 예고…‘檢 수사확대’

범죄 해석 규정해 수사 범위 넓혀
‘검수완박’과 충돌할 가능성 높아

기사승인 2022-08-11 14: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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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검수완박 무력화’ 시행령 예고…‘檢 수사확대’
법무부.   사진=박효상 기자

법무부가 검찰의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을 실시한다. 시행령에 담긴 내용이 검수완박을 무력화 하는 내용이 담겨 정치권의 갈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찰국에 이어 ‘시행령’으로 정책을 진행해 시행령 정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무부는 11일 대통령령으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오는 29일까지 입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개정안은 다음달 10일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동시에 효력을 가진다.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확대된다. 또 ‘사법질서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상 검사에게 고발과 수사를 의뢰하도록 한 범죄는 직접 수사가 가능해진다. 

검수완박법은 6대 범죄인 부패와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등에서 부패와 경제범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범죄를 수사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행령과 검수완박법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개정안은 공직자 범죄 중 직권남용·허위공문서작성, 선거 범죄 중 기부행위, 매수·이해유도 부패범죄로 규정해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마약, 폭력 조직, 기업 조폭, 보이스피싱 등에서 발생하는 경제피해를 ‘경제범죄’로 구분해 수사권을 부여했다.

죄가 없는 사람을 고발하는 무고와 거짓 증언을 하는 위증죄는 ‘사법질서 저해’로 해석해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해 무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 검사가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가기관이 고발한 범죄도 검사가 직접수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연계 수사에 대해서도 범인과 범죄사실, 증거가 공통될 경우 검사가 수사를 지속해서 진행 할 수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만든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대한 규정 시행규칙’을 폐지해 직급과 액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법무부가 검수완박 취지를 무시한 시행령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행령은 민주당 압박 행보로 보인다”며 “여야의 정치공방이 가속화 돼 더 큰 정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폭우 피해와 경제 등 민생 현안을 밀어내고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가져가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