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불법유통, 이젠 뿌리 뽑자

기사승인 2022-08-12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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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콘텐츠 불법 유통이 심각하다. 웹툰 불법 유통이 난무한 실정인데, 유통업자들은 단순 콘텐츠 복제를 넘어 플랫폼 경쟁력도 잠식하고 있다.

12일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서비스를 종료한 ‘합법’ 플랫폼 개수는 계속 늘고 있다. 같은 기간 불법 웹툰 플랫폼도 따라서 증가해 2020년 기준 272개로 집계됐다.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전문 업체인 코니스트에 따르면 불법 복제가 확인된 해외사이트는 2685개며, 이중 한글로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2019년 말 기준 244개다.

불법 플랫폼 트래픽도 오름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106억 뷰에서 2020년 366억 뷰로 약 3.5배 증가했다.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해도 유사 플랫폼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접속이 완전히 차단된 ‘밤토끼 시즌2’가 그 예다. 실제 인터넷 검색창에 ‘웹툰 사이트’ 혹은 ‘웹소설 사이트’라고 입력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이트가 다수다. 사이트를 다른 용도인 것처럼 위장한 경우도 있다.

콘텐츠 불법유통, 이젠 뿌리 뽑자
현재 운영 중인 불법 웹툰 플랫폼 

불법 콘텐츠 유통은 국내외를 막론하지 않는다. 과거엔 주로 국내에서만 활동해온 유통업자들이 단속을 피하려고 서버를 해외로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이 평가하는 한국 지식재산권(IP) 수준은 양호한 편이다.

미국 글로벌혁신정책센터가 작성한 ‘2022 국제지식재산지수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종합점수 41.97점(50점 만점)을 얻어 55개 국가 가운데 12위(83.94%)를 차지했다. 한국은 그러나 특허·상표권·시스템효율성 분야에서 상위 10개국 평균을 앞섰지만, 저작권은 상대적으로 뒤처져있다. 

국가공조 수사로 해외운영자 검거…대국민 인식개선 캠페인도

정부는 불법콘텐츠 유통물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정보통신망을 조사해 불법복제물 등이 전송된 사실을 발견하면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 대해 시정을 권하는 등 행정조치를 하고 있다.

정부는 또 국제수사기관(인터폴)과도 공조수사를 진행해 해외 불법 콘텐츠 유통업자들을 잡고 있다. 가까운 사례로 정부는 지난 4월 인터폴·모로코 집행기관과 협력해 불법 웹툰 사이트(스카이망가)를 폐쇄하고 용의자를 구금했다. 사이트 운영자는 웹툰 자료를 한국어, 스페인어, 일본어로 불법 배포해왔다.

콘텐츠 불법유통, 이젠 뿌리 뽑자
정부는 지난 4월 인터폴, 모로코 집행기관과 공조해서 해외 불법 웹툰 운영자를 검거했다. 인터폴 홈페이지 갈무리

해외발 불법을 막으려면 이 같은 국가기관 간 공조는 물론 기술이나 인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재로선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 불법사이트 국내 이용을 막는 방법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접속 차단이 유일하다.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한 대 전제는 국민 인식개선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저작권 보호 캠페인도 하고 있다

김찬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은 “불법사이트 또한 수요와 공급원칙”이라며 “이용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사이트에 접속하기도 하지만 불법인 걸 인식하면서도 사이트에 자꾸 접속하기 때문에 사이트가 횡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접속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 사이트 운영자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주는 구조”라며 “이용자 측면에선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가 아니면 접속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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