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구슬땀' 연휴 반납한 자원봉사자들

'휴일반납' 수해복구 현장을 찾다

기사승인 2022-08-13 20: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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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구슬땀'  연휴 반납한 자원봉사자들

-‘수해복구 최일선’ 자원봉사 나선 장병들
-광복절 연휴 반납한 공무원들도 수해 현장서 최선
-땀과 비, 흙탕물로 온몸 뒤범벅
-‘안보도 대민 봉사도 으뜸’ 장병들에게 엄지척
'수해복구 구슬땀'  연휴 반납한 자원봉사자들
13일 오후 관악구 신사로 10길 양의문교회 입구에서 이 교회 신도들이 지하 교회에서 꺼낸 집기들을 물에 씻고 있다.

“밤새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퍼내어도 지하 예배당에 물이 가득 차 에어컨, 냉장고와 강대상, 장의자, 집기들이 다 쓰러지고 둥둥 떠 다녔어요.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신도들과 망연자실해 있었어요.” 
“다음 날 아침 갑자기 군인들이 몇 십 명이 나타났어요, 그리고 이틀 동안 지하 예배실에 있던 피아노, 대형냉장고, 강대상과 몇 십 센티미터나 되는 두꺼운 진흙을 다 퍼내어 주었어요. 군인  천사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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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대민 지원에 나선 3공수여단 장병들이 13일 오후 대규모 수해를 입은 서울 관악구 신사동에서 비에 젖어 못 쓰게 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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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복구 대민 지원에 나선 52사단 햇불여단 장병들이 대규모 수해를 입은 서울 관악구 신대방동에서 침수로 못 쓰게 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4동 양의문교회 김용순(70) 목사는 “그래서 오늘은 손자 같은 군인들에게 냉커피라도 한잔씩 돌리려고 기다리고 있다. 나라 지키는 일도 힘 들텐데 이렇게 국민들이 어려울 때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니 정말 든든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군 장병을 비롯해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을 돕기 위해 광복절  연휴도 기꺼이 반납한 채 수해 복구현장에서 값진 땀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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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관악구 소속 공무원들이 휴일도 반납한 체 침수로 못쓰게 된 살림도구들을 차에 싣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사동 일대는 기록적인 폭우로 한순간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을 위해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신사전통시장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길가와 골목에는 물에 젖은 가구들과 가전제품, 집기가 산더미를 이뤘다. 포크레인과 트럭 등 중장비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분주하게 오갔다. 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그래도 군인들을 비롯해 자원봉사자들이 이틀간 열심히 치워 이정도"라고 말했다. 오후 들어 또다시 추적추적 내리는 장마비에 봉사자들은 땀과 빗물로 온몸이 젖어 들었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쓰레기 수거 및 오물제거, 진흙으로 뒤범벅이 된 집기 세척에 여념이 없다.

특히 이번 수해에는 군 장병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관악구 신사동(신림4동) 지역만 해도 3공수여단과 52사단 햇불여단, 30기갑여단 장병 일천여명이 대민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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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쪼끼와 청소복으로 무장한 관악구청 공무원들도 거리마다 가득 쌓인 쓰레기와 토사 제거, 가구와 집기류 정리, 폐기물 처리 등에 힘을 온 힘을 쏟고 있다.

사흘째 수해복구 지원에 나선 3공수여단 15특전대대 7중대장 윤지욱 대위(29)는 “부대원들과 현장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피해가 심각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책임감으로 지원 중”이라며 “시민들이 일상에 조속히 복귀 할 수 있도록 피해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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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피해를 입은 신정태(사진 우측)씨가 삼촌과 함께 물이 빠진 반지하의 방에서 젖은 옷가지를 말리기위해 옷걸이를 만들고 있다.

반지하에 살면서 집이 천정까지 잠긴 신정태(23) 씨는 “초등학교 시절인 10년 전 이사 오자마자 물난리가 나서 피해를 입었는데 또 다시 이렇게 집이 물에 잠기다보니 막막한 심정이다. 세탁기하나 겨우 살리고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 더 이상 반지하에 사는 것 자체가 공포”라며 “정부가 나서서 어려운 서민들에게 지상의 전세집을 구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었으면 한다. 늘 불안한 반지하에서 벗어나게끔 도와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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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신사동에서 건재상을 운영 중인 박종원(사진‧70) 씨는 “갑자기 닥친 재앙으로 피해는 컸지만 그래도 주변의 도움으로 일단 가게문은 열었다”면서 “나보다 피해를 입은 이웃이 훨씬 많은데 모두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사동에서 세탁소를 운영 중인 최영철(58) 씨는 “젊어서부터 이곳에서만 세탁소를 34년간 운영했다. 그동안 3차례 물난리를 겪었지만 이번처럼 큰 피해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세탁 기계부터 스팀건조기, 냉장고, 손님들이 맡긴 의류까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의 조속한 대책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군장병과 서울시 및 자치구 직원, 경찰, 자원봉사자 등 모든 분들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면서 “조속히 피해를 복구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하는 등 일상회복을 위해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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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관악구 신사시장 주변 도로는 침수로 못 쓰게 된 물건들로 가득하다.

13일 관악구 신사동 일대는 폭우로 모든 것이 젖어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의 진심어린 봉사로 마을도 주민들의 젖은 마음도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단 다음 주 예보된 또 한 번의 집중호우가 아무 탈 없이 이 마을을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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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관악구 신사로에서 한 주민이 반지하 방에서 꺼낸 옷가지 중에서 쓸만한 것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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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날, 물에 잠긴 반지하 빌라에서 40대 자매와 어린 딸의 죽은 서울 신림동 일대는 쑥대밭이었다. 반지하 건축물이 많은 신림동 지역은 이번 폭우에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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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도구를 씻는 자원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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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재민이 비록 흙탕물에 모든 살림살이가 망가졌지만 그래도 차마 버리지 못할 물건을 다시 골라내어 집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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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까지 물에 찼던 신사동 양의문교회 지하 예배실을 신도들이 물청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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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이 땀으로 가득하지만 쓰레기 수거 작업에 최선을 다하는 관악구 공무원


'수해복구 구슬땀'  연휴 반납한 자원봉사자들
관악구 공무원들이 휴일도 반납한채 중장비를 동원해 물에 적은 물품들을 청소차에 씯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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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전제품 기사가 침수되 가동이 되지않는 냉장고를 수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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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이 된 한 지하상가에서 장병들이 랜턴으로 불을 밝히며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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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