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에서 유행한 ‘초록색 치킨’…“만들기만해도 폐손상”

기사승인 2022-09-24 18: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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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서 유행한 ‘초록색 치킨’…“만들기만해도 폐손상”
틱톡 캡처
미국 슈퍼마켓이나 약국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종합 감기약으로 닭고기를 요래 해 먹는 일명 ‘슬리피 치킨’ 챌린지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위험성을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종합감기약 ‘나이퀼’(NyQuil)에 재운 닭고기 요리 챌린지 동영상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기약 나이퀼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약국에서 병원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다.

국내에서는 이 약의 주성분 중 하나인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구입할 수 없다.

덱스트로메토르판은 기침·가래를 진정시켜주는 성분이 있다. 또 다른 주 성분으로는 독실아민이 있는데 졸음을 유발한다. 챌린지 이름에 ‘슬리피’가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나이퀼을 복용하면 수면제 수준으로 잠이 쏟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이용자들은 나이퀼로 요리한 치킨을 먹으면 감기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FDA는 지난 15일 ‘슬리피 치킨’ 챌린지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FDA는 약을 끓이면 성분이 농축되며 변질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닭을 먹지 않더라도 조리하는 동안 나온 약의 증기를 흡입하면 몸속에서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FDA는 성명에서 “이 요리가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젊은 층에게 더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어린이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현재 틱톡에 올라왔던 슬리피 치킨 관련 동영상은 대거 삭제된 상태다.

FDA가 약품을 사용하는 SNS 챌린지에 대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0년 9월에도 청소년들이 항히스타민제를 과량 복용하는 ‘베나드릴 챌린지’를 한 뒤 응급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와 FDA가 경고한 바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