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보험업계-핀테크 갈등…해결 실마리 없을까

‘보험비교 추천 서비스’ 두고 GA·보험사·핀테크 이견
‘수수료 책정’부터 정해야…금융당국 조율 진행

기사승인 2022-09-27 0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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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보험업계-핀테크 갈등…해결 실마리 없을까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쳐.

보험업계와 핀테크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시기 급속도로 발전한 핀테크 업권의 금융플랫폼 산업이 그간 진출이 뜸하던 보험업계로 본격적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면서다. 

갈등의 중점이 된 사업은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인데 이를 둘러싼 보험사, 핀테크, 보험설계사 등 업계 관계자간의 이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월 중 개시 예정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서비스의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3일 금융규제혁신위원회 개최 전 빅테크 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한 결과 예금비교 플랫폼 서비스에는 9개 업체가,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서비스에도 9개 업체가 사업 지원 의향을 밝혔다. 이후 금융규제혁신위는 지난달 첫 회의를 열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빅테크업체의 예금,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에는 빅테크 업체 외에도 자체 플랫폼이 있는 금융회사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국민카드 등 보험사가 아닌 다른 금융사들도 보험비교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 일정 등을 문의한 상황이다.

다만 이를 두고 보험업계, 특히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는 최근 온라인플랫폼 보험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개최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보험법인대리점(GA)이 반발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소속 설계사 대량 실직이다. GA업계는 빅테크사의 보험 상품 비교·추천만으로 월 소득 200만원 미만, 50대 이상 고령 설계사들 대량 탈락을 걱정하고 있다. 현재 금융규제혁신위원회는 시범운영 경과 등을 보면서 빅테크사에 모든 보험 상품 판매를 개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는데, GA업계는 빅테크사 보험 중개업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GA 산업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

보험사들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보험사의 경우 ‘수수료 책정’ 건에 대해 우려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보험 계약 건수별 수수료 지급을 가이드라인에 명시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 업체들은 ‘수수료 지급 방식을 가이드라인에 명시하면 안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또한 서비스 대상 상품들도 논쟁의 대상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때 종신보험, 외화보험, 변액보험 등을 비교·추천에서 제외되는 상품의 예로 들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제외 상품군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이나 간단한 미니보험들의 경우 구조가 간단하고 약관들도 어렵지 않아 고객들이 인터넷에서 비교하고 가입하는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다”며 “하지만 종신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복잡한 상품들이 보험상품이 플랫폼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가입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빅테크와 보험사간의 힘의 균형 자체가 플랫폼 사업에서 보험업계가 크게 밀리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에 수수료 지급 방식이 명시되지 않으면 결국엔 광고처럼 클릭별 수수료를 받게 되고, 과한 수수료 부담은 결국 일반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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