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5만전자 ①] 삼성전자 주가 2년 전 회귀…아직 바닥 아냐

기사승인 2022-09-28 06: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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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5만전자 ①] 삼성전자 주가 2년 전 회귀…아직 바닥 아냐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면서 ‘4만전자’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현재 삼성전자 주가(밸류에이션)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원(0.56%) 오른 5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5만3900원으로 2020년 7월 16일(5만3800원) 이후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장중에는 5만3600원까지 내리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연초 7만9400원으로 개장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9개월 만에 30% 가까이 추락했다. 고점 대비(9만6800원) 40% 넘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의 정보 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3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7조9881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조9865억원, 8조3541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에만 1조8958억원을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물타기’에 나서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 부진에 모든 주체가 소극적 태도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데, 상승장을 주도한 개인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면서 “하락 구간에서 저점 매수에 나서는 ‘물타기’ 성격 매수가 개인 수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7일 공매도 수량은 31만1173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삼성전자의 공매도 규모는 1조 8087억원에 달한다.

미국 중앙은행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자 삼성전자 주가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향후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 우려와 원자재 가격 급등,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양 사의 실적이 내년까지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고, 주가 눈높이를 줄줄이 낮춰잡았다. 9월 들어 주가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 12곳 가운데 6곳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7만원으로 20%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8만2500원→7만8000원), DB금융투자(8만7000원→8만3000원), 유진투자증권(8만3000원→7만5000원)으로 낮췄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메모리 수요 감소에 따른 회사의 실적 추정치 하향분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면서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정보기술) 세트 판매 부진과 세트 업체들의 재고 축소 노력으로 3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급락이 가시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출하 증가를 유발하는 내년 2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면서 “또 회사의 글로벌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실적 이외의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이라고 진단했다.

저점 매수 타이밍?…엇갈린 저평가 구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점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약 8.3배로, 업종 평균 10.8배보다 낮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을 나눈 것으로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통상 낮은 PER 종목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 환경이 2000년 초반과 유사하다”며 “당시 낮은 PER 매력과 안정적 실적을 바탕으로 한 종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와 비교해 봤을 때 삼성전자가 저평가 구간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D램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업계 3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메모리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D램 업체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D램 시장은 이들 3개 업체가 글로벌 시장 매출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PER은 5.57배로 삼성전자보다 저평가됐다. SK하이닉스의 PER은 5.18배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올해 들어 주가가 46.22% 급락했고 7월 단기 바닥을 이탈했다.

최근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해 올해 들어 두 자릿수 수익률 하락에도 과거 가치에 비해 5% 이하로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통과된 반도체 법으로 미국이 자국 내 칩 생산을 강화함에 따라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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