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野 반대에 무산된 ‘먹튀’ 제약사 국감 증인 소환

민주당, 이낙연 ‘정경유착 의혹’ ‘먹튀 논란’ 허은철 녹십자 대표 국감 소환 반대
2020년에도 ‘정경유착’ 문제 삼아 국감 출석 요구했으나 좌절
정치권 발언에 제약사 주가 급등...2021년 초 고점 찍고 급락
다수 경영진, 고점 전후 지분 매각...소액 투자자 피해 봐

기사승인 2022-10-03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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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野 반대에 무산된 ‘먹튀’ 제약사 국감 증인 소환
사진=쿠키DB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상 ‘정경유착’ 의혹과 먹튀 논란에 휩싸인 국내 제약사 대표에 대한 국감 증인 신청이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국민 혈세가 투입된 코로나 R&D 사업 먹튀 논란 해소를 위해 관련 증인 신청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구했으나, 민주당이 반대했다.

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 증인 협의 과정에서 최근 논란이 빚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 먹튀 논란에 대한 의혹 해소를 위해 녹십자 등 국내 제약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소환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R&D 예산이 들어간 기업마다 부르는 것 적절하지 않다면서 반대했다.

최근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일부 제약회사들이 신약 효능을 부풀려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가 조작’ 혐의를 받아 경찰의 수사를 받는 가운데 혈세가 투입된 제약사들의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국감 증인 신청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 예산 먹튀 논란 이외에도 일부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 스스로 효능을 부풀려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을 넘어 정치권도 힘을 보탰다는 것이다.

[단독] 野 반대에 무산된 ‘먹튀’ 제약사 국감 증인 소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녹십자와 이낙연 전 대표와 유착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녹십자 등 일부 제약사에 연이어 힘을 실어줬다. 특히 녹십자에 대해선 “GC녹십자 사장으로부터 상용화 얘기 들었다” “올해 하반기 안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등 연이어 발언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녹십자를 비롯한 제약사들의 주가는 폭등했다. 2020년 3월 말 12만원대 수준이던 녹십자 주가는 2021년 2월 초에는 42만원대 수준까지 뛰었고, 각 제약사 경영진들은 주가의 고점 전후에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상당히 이득을 봤다.

허은철 녹십자 대표는 GC녹십자 계열사인 녹십자랩셀(현 지씨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녹십자랩셀도 녹십자와 비슷한 주가 상승 추이를 보여왔는데 이낙연 전 대표가 녹십자를 지원 사격해주던 2020년 1분기 녹십자랩셀 지분을 2만주를 추가 매수했다가 약 반년 후인 2021년 2월초 상당한 이익을 보고 판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 2020년 당시에도 이낙연 전 대표와 녹십자 간의 ‘정경유착’ 의혹이 흘러나왔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 이슈로 총선에 앞서 인기몰이했다는 의혹이었다. 또 기업은 주가 상승으로 이득을 봤기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합리적 주장이었다. 지난 2020년 국감 국면에서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허은철 녹십자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자는 요구가 있었지만, 이 당시도 민주당 반대로 국감 증인 채택이 무산됐다.

또 신약 개발 상황을 언론 등에 계속 간접 노출한 사실도 정경유착 의혹이 더욱 제기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시 최대한 언론 노출을 꺼리지만 이 당시에는 이상하리만큼 의도적으로 신약 개발을 적극 홍보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허은철 녹십자 대표의 말을 언론에 전하면서 “올해 내 치료제 개발이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 시 진행 경과를 공개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임상에 성공할 경우 결과 등을 공개하기는 하지만, 중간에 데이터나 진행 경과 등을 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신약 개발과정에 변수가 많고, 허가는 식약처가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개발할 것이라고 장담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위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익명의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2015년 전남도지사 시절 녹십자 화순공장을 방문해 허은철 녹십자 대표와의 친분 관계를 드러낸 바 있고,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도 GC녹십자 기흥 본사 현장을 방문, 다음날 초청 토론회에서도 녹십자의 치료제 상용화 전망이 밝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밖에도 총선을 앞둔 가운데 여러 장소에서 대중을 향해 녹십자 치료제 개발 이슈를 언급해 당시 문재인 정부의 K-방역 성과물 홍보했으며, 국회의원 선거에 이를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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