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명 사망… 인도네시아서 최악의 축구장 압사 사고

기사승인 2022-10-02 17: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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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명 사망… 인도네시아서 최악의 축구장 압사 사고
1일(현지시간)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에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홈팀인 아레마 FC가 패배하자 흥분한 팬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관객 174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날 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열린 아레마 FC가 수라바야의 페르세바야에게 2-3로 패한 이후 일어났다.

홈팀인 아레마가 23년 만에 홈 경기에서 페르세바야에게 패한 것에 실망한 아레마 팬 3000여명이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경찰이 이들을 최루탄을 쏘면서 막자, 수백 명의 관객이 최루탄을 피하려고 출구로 달려가면서 일부는 질식하고, 일부는 넘어져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밀 다르닥 동자바 주지사는 콤파스 TV와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174명으로 늘었고 부상자 100명 이상이 8개 병원에서 무혐의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11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이번 비극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 나라의 마지막 축구 비극이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인간의 비극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청소년체육부 장관, 경찰청장, 인도네시아의 축구 협회(PSSI) 의장에게 축구 경기와 안보 절차에 대해 철저히 평가하라고 지시했다. 인도네시아의 축구 협회는 리가 1을 무기한 중단했고, 남은 시즌 동안 아레마의 축구 경기 개최를 금지했다.

샤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축구를 사랑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져 매우 충격적이고 슬프다”라며 희생자와 가족, 친구를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는 “군중을 통제하거나 통제하기 위해 국가가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전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안전 규정에서 총기나 군중 통제 가스를 경찰이 소지하거나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칸주루한 경기장은 3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날 경기에 4만2000장의 티켓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사는 328명이 사망한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도쿄올림픽 예선전 사고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온 축구 경기장 사고다. 당시 0-1로 뒤지던 페루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으나 주심이 무효를 선언해, 격분한 페루 관중이 경기장으로 뛰어들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5월20일부터 6월11일까지 FIFA U-20 월드컵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내년 아시안 컵을 개최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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