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연체로 공공임대서도 쫓겨난다… 계속되는 ‘주거위기’

기사승인 2022-10-06 06:01:02
- + 인쇄
임대료 연체로 공공임대서도 쫓겨난다… 계속되는 ‘주거위기’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 터지고 임대료를 오랫동안 못 냈습니다. 판결이 나고 1개월 뒤면 퇴거인 것 같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한 온라인 공공임대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발생한 경제위기로 임대료가 연체돼 강제 퇴거 위기에 놓인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은 잦아들고 있지만 경제적 충격이 초래한 주거위기는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거위기가구 진단과 대응전략’에 따르면 직업+가구특성+점유형태+보증금규모를 기준으로 봤을 때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주거위기가구는 25만9000~51만2000가구로 추정된다. 특히 소득, 정보, 돌봄, 직업 등에 취약한 1인가구는 전체 위기가구 중 25만9000가구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위기는 외부 충격이나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인적, 경제적, 사회적 자본이 미비해 적절한 문제해결을 찾지 못하고 주거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을 의미한다. 주거취약으로 가시화되기 전의 상태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주거위기가 임차인들의 주거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 중인 공공임대주택에서 임대료를 체납해 퇴거하는 사례도 해마다 꾸준히 나타났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이 월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재계약 거절 대상이 된다. 독촉장이 발송된 뒤에도 납부하지 않으면 LH는 임차인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다. 

연도별로 2019년에는 총 1394구에 대한 명도소송이 제기됐다. 2020년에는 977가구, 2021년에는 628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8월 말까지 명도소송이 제기된 가구는 총 453가구다. 최근 3년간 공공임대주택에서 임대료 체납으로 인한 명도소송을 통해 퇴거된 가구도 927가구에 달했다. 지난 2019년 541가구에서 2020년 298가구, 2021년 133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8월 말까지도 22가구가 퇴거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문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국토위 첫 국감에서 “민간임대와 공공임대의 차이는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임대료 체납으로 LH 공공임대에서 퇴거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분들이 퇴거하면 쪽방이나 비닐하우스 등 더 낮은 주거로 가게 된다. 국가기관에서 이런 행위를 해선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긴급복지지원 내 주거지원 대상자의 선정조건 확대 등 추가 지원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현재 주거위기가구지원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주택손실, 주거상실 위기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을 임대료 연체의 경우도 추가해 주거상실 직전까지 내몰리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거위기가 가시화되기 전에 위험에 처한 가구의 실태를 파악하고 설문체계를 구축하여 사전적·예방적 지원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