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과한 굿즈 생산이 부른 발암물질 논란

기사승인 2022-10-05 18: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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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과한 굿즈 생산이 부른 발암물질 논란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가 올 여름 발암물질이 포함된 경품 제공 논란과 더불어 그간 비친환경적인 굿즈 대량 생산 및 판매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돼 문제가 된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관련해 사실 은폐와 허위자료 제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논란은 지난 7월 3일 한 블로거가 간이측정으로 폼알데하이드 검출을 확인해 이를 인터넷을 통해 알리면서 시작했다. 7월 21일에는 자신을 FITI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까지 나섰다. 그는 인터넷에 자신이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에 대한 시험을 했고,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FITI시험연구원은 섬유패션·소비재·산업·환경·바이오 분야 종합시험 인증기관이다.

이때까지 스타벅스는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시험성적서를 하청업체로부터 받았으나(5월 20일)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스타벅스는 7월 3일 블로거가 폼알데하이드 검출 관련 글을 올리자 이튿날(7월 4일) 관련 기관에 품질정밀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5월 20일 하청업체 보고 때는 확인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최소한 7월 4일 품질정밀검사를 의뢰할 때는 검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스타벅스는 품질정밀검사 결과를 7월 11일에 통보받아 폼알데하이드 검출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10여일이 지난 22일에야 ‘법적으로 문제는 없으나 커피 쿠폰으로 교환해주겠다’며 늑장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의원은 “7월 22일이 돼서야 스타벅스는 첫 안내문을 통해 법적으론 문제가 없으나 커피 쿠폰으로 교환을 하겠다는 어이없는 내용을 공지했다”며 “양심 있는 직원의 공개가 아니었으면 (계속해서) 국민 건강을 볼모로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과한 굿즈 생산이 부른 발암물질 논란
사진=안세진 기자

“스타벅스가 커피업계 1위 기업으로써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경영을 내세우는 것은 좋은 행보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우리나라만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지나치게 많은 굿즈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만들어진 제품 대부분이 플라스틱인데 이를 두고 친환경적인 행보라고 보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과한 굿즈 제작은 소비자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스타벅스가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판매한 텀블러는 약 1126만개였다. 연도별로는 2019년 약 266만개, 2020년 약 298만개, 2021년 약 303만개, 2022년 9월까지 약 259만개로 나타났다.

판매 종류도 다양했다. 스타벅스는 머그컵과 액세서리류 등을 제외한 텀블러만 연평균 448종을 판매했다. 2019년 404종, 2020년 373종, 2021년 557종, 2022년 9월까지 460종이었다. 이 수치는 같은 종류여도 색상이나 크기가 다른 텀블러는 각각 집계한 것이다.

또 스타벅스는 계절이 바뀔 때나 기념일마다 엠디(MD·특별기획)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텀블러뿐 아니라 머그잔, 가방, 돗자리 등이 포함된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만 ‘라인프렌즈+스타벅스 엠디’, ‘홈앤피크닉 엠디’, ‘가을 엠디’ 등 14종류가 출시됐다. 지난 7월22일에는 업사이클 파우치 등을 포함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엠디’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 9개월간 배출한 1회용컵은 총 10억2290만개다. 종이컵은 3억5655만개, 플라스틱컵은 6억6635개다. 1회용컵을 제공하지 않는 ‘에코 매장’은 전국에 36개 있다. 스타벅스가 전국에 운영 중인 1742개 매장의 2% 수준이다.

이학영 의원은 “스타벅스가 종이빨대, 1회용컵 없는 매장, 커피박 재활용 등 자원순환 활동을 홍보하면서 연간 400여종이 넘는 텀블러를 300만개씩 판매하는 것은 친환경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케 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분별한 MD제품의 생산을 줄이고, 스타벅스 고객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다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