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욱 “‘신과함께’ 보고 연기 시작, 더 잘 해낼 겁니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12-01 1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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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신과함께’ 보고 연기 시작, 더 잘 해낼 겁니다” [쿠키인터뷰]
배우 최현욱. 웨이브

수호(최현욱)는 자신이 움직이는 이유를 잘 안다. 친구니까 위기에 빠진 연시은(박지훈)을 구하자는 말보다 오범석(홍경)이 내미는 돈에 움직인다. 고작 17세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의 무게가 한낱 우정보다 더 크다. 웨이브 ‘약한영웅 클래스 1’에서 배우 최현욱은 천진난만한 얼굴로 뒤에 어깨를 누르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숨기는 수호를 연기했다. 그가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일수록 다가오는 비극의 그림자는 짙어진다.

지난 2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현욱에게서 ‘약한영웅’이나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보여준 쾌활한 모습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쑥스러운 듯 웃으며 조심조심 입을 여는 21세 청년은 “‘약한영웅’ 대본을 다 읽고 울었다”고 털어놨다. ‘약한영웅’이 공개된 지난 18일엔 전편을 몰아보고 여운이 남아 두세 번씩 돌려보기도 했다. 감정선이 잘 녹아든 대본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출연을 결정했지만, 처음엔 걱정이 앞섰다.

“‘약한영웅’ 대본을 처음 읽고 ‘진짜 멋있네’라고 생각했어요. (수호가) 정말 너무 멋있더라고요. 멋있다고 느낀 것처럼 다른 사람도 제 연기를 그렇게 봐줘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촬영을 시작하고 금방 녹아 들어서 재밌게 찍었어요. 감독님께선 수호가 여유로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야구부와 액션 장면에서 수호가 윙크를 해요. 웃는 모습도 그렇고 ‘얘가 여유롭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연기했어요. 후반부에서 시은과 범석이로 인해 수호가 변하는 모습은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많이 따라갔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최현욱 “‘신과함께’ 보고 연기 시작, 더 잘 해낼 겁니다” [쿠키인터뷰]
웨이브 ‘약한영웅 클래스 1’ 스틸컷

액션 연기도 ‘약한영웅’에 출연하고 싶은 이유였다. 최현욱은 “액션 연기는 처음”이라며 “(액션을) 정말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일주일에 2~3번씩 3개월을 액션스쿨에서 연습했다. 배운 액션을 혼자 한강에서 스텝을 밟으며 연습하기도 했다.

“(액션 연기를 해서) 정말 좋았어요. 계속 하고 싶은 매력이 있어요. (사전에 맞춘) 합을 마치고 일어나서 서로 괜찮냐고 묻는 그런 순간에 울컥한 뭔가가 있더라고요. 수호가 격투기 선수 출신이라 액션스쿨에선 격투기 위주로 배웠어요. 실제 선수와 스파링하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스텝도 신경을 썼죠. 수호는 과거에 운동한 경험이 많은 친구니까 학교에선 여유로워 보이도록 했어요. 액션 연기는 몸도 중요하지만 표현력을 위해 눈에 에너지가 좀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수호가 친구들 사이에서 형처럼 여유롭게 분위기를 이끄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배우들 사이에서 최현욱은 막내였다. 줄곧 야구를 하다가 그만두고, 고등학교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3~4년 만에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자리에 올랐다. 과거에 야구를 하면서 생긴 에너지와 집중력이 도움된 것 같다고도 했다.

“처음엔 연기 아니면 못하겠다는 건 아니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해온 야구를 그만두고 뭐하지 생각했죠. 평소 영화를 좋아했어요. 극장에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를 보다가 문득 연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정말 재밌게 봤고 울었던 기억이 나요. 연기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니 재밌더라고요. 마침 한림예고 편입 시험이 생겨서 지원했더니 붙었고요.”

최현욱 “‘신과함께’ 보고 연기 시작, 더 잘 해낼 겁니다” [쿠키인터뷰]
배우 최현욱. 웨이브

최현욱은 잘하고 싶은 욕심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멈추지 않았다. 촬영하면서 잘한다는 얘기도, 자신감 가지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자신에게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집에 가서도 잘하고 있는 게 맞나 하고 생각했다. 최현욱은 “계속 더 발전하려고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도 더 잘 해낼 겁니다”라고 말했다.

“제 자신에게 질문이 많이 생겨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지 답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 같아요. 정답이 없으니 뭐가 맞고 틀린지 잘 모르겠어요. 출연한 작품이 잘 되는 것이나 절 알아봐주는 건 감사한 일이에요. 걱정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책임감 있게 나아가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약한영웅’에서 수호를 연기하고 감정과 여운이 많이 남았어요. 수호의 화법이나 말투가 촬영 끝나고도 남더라고요. 수호는 긍정적인 면이 많은 친구예요. 그런 면이 지금도 도움이 돼서 수호에게 고마워요. 저로 인해 제 주변 사람들이 긍정적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