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 맞나?"...화물연대 파업 여파, 인수거부·탁송알바까지

기사승인 2022-12-02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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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모습.   현대차

"18개월이나 기다려서 드디어 순번이 돌아왔는데 차를 받아야할 지 말아야할 지 고민이에요."

A씨는 꼬박 1년 반을 기다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인수를 두고 고민이 많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카캐리어(탁송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직접 사람이 차량을 옮기는 로드 탁송(개별 도로 운송)으로만 차량이 출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헌차를 받기는 싫어서 연차라도 써서라도 차량을 직접 공장으로 가지러 가야하나 고민된다"고 말했다.

# 평소 대리기사 일을 하는 B씨는 탁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울산까지 내려와 로드 탁송 일을 하고 있다. B씨는 "차량 운전하는 데 자신이 있어 탁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며 "탁송 거리와 횟수 등에 따라 하루에 20만원을 넘게 벌 수 있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꿀알바'로 불린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이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탁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출고 적체 해소를 위해 직원들이 직접 울산 공장에서 출고센터까지 신차 로드 탁송에 나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로드 탁송할 전문 인원을 충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차 탁송에는 주로 여러 대의 차량을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카캐리어가 쓰인다. 로드 탁송되는 차량은 신차 상태로 공장을 출발해 원거리에 있는 출고센터까지 운행한 뒤 고객에게 인도된다. 하지만 화물 연대 총파업으로 카캐리어 탁송이 불가해지면서 막히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4일부터 로드 탁송을 실시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새차를 주문했는데 헌차를 받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로드탁송에 따른 신차 계약 고객들의 불만해소를 위해 로드 탁송으로 차량을 인도받은 고객에게는 차량 엔진 및 일반부품 계통 보증기간에 주행거리 2000㎞를 연장 적용해 주고 있다. 

회사로서는 로드 탁송을 해서라도 고객에게 신속하게 차량을 인도하려고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주행거리가 50∼60㎞에서 많게는 300㎞ 넘게 찍힌 새 차를 받는 것이 탐탁지 않다. 이에 고객이 직접 울산공장까지 와서 차를 가져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장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 직원들과 아르바이트 생을 투입, 하루 몇백대의 신차를 출고센터로 빼 내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해 출고되어야할 차량이 출고되지 못하면서 로드탁송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송기사 모집 광고 캡쳐.


화물연대 파업에 ‘꿀알바’ 뜬다

출고차 운송이 중단되면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울산공장과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인근 출고 센터까지 탁송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서 특히 젊은 층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당제 기사는 울산과 광수 공장에서 배정 되는 차량을 직접 운전해 옮긴 후 탁송 업체에서 준비한 버스로 공장에 돌아온다. 이렇게 하루에 완성차 1~3대를 운송하고 있다.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일할 수 있고 일당이 최대 27만원으로 이른바 ‘꿀알바’로 소문났다.

30대 직장인 이 씨는 "휴가라도 내고 알바를 가야하나 고민을 할 정도로 괜찮은 듯 하다"며 "커뮤니티에서도 탁송 알바를 지원하겠다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고 했다.

탁송 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운송을 맡던 탁송 업체는 운송 거부 사태에 대비해 로드 탁송에 투입할 일당제 기사를 500~700명씩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