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믿었는데” 위믹스 상장폐지에 11만 투자자 비명

기사승인 2022-12-08 17: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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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 믿었는데” 위믹스 상장폐지에 11만 투자자 비명
“위메이드 믿고 위믹스에 3억 8000만원 넣었다. 지금은 320만원됐다”

“해외거래소 현물 수수료 어디가 저렴하나. 2년 정도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돌아오겠나”

8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서 위믹스의 거래지원이 종료되자 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투자자들은 출금 지원 종료일까지 개인 지갑이나 위믹스 거래를 지원하는 다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출금 지원 종료일은 △업비트(내년 1월 7일) △빗썸(내년 1월 5일) △코인원(12월 22일) △코빗(이달 31일)이다.

위믹스 거래의 95% 이상이 국내 거래소에 집중된 만큼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 전체 거래량의 85.3%는 업비트가, 10.3%는 빗썸이 차지하고 있다.

위믹스를 계속 보유할 투자자들은 위믹스를 개인 지갑 또는 해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해외 대형거래소 오케이엑스(OKX)도 위믹스를 상장폐지하는 등 거래지원 종료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위믹스가 상장된 해외 가상화폐거래소는 엠엑스씨,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글로벌, 크립토 닷컴, 엘뱅크, 쿠코인, 바이비트, 비트겟 등이다.

위믹스를 옮긴다 하더라도 가격이 오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위메이드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가 내린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의 부당함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 향후 위믹스의 상장 확대에 대한 정확한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향후 본안소송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판결문 보니 본안 갈 필요도 없겠더라. 위메이드는 무슨 잘못이 있었는지 제대로 소명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제대로 입장문 발표해라”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투자자는 “1~2년 가지고 있어도 샀을 때 당시 가격으로 돌아올지 모르겠다. 다시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위믹스를 지지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투자자도 있다. 위믹스 투자자 및 위메이드 주주로 구성된 `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는 법무법인 해온을 선임해 닥사의 결정이 부당했다는 취지의 호소문을 가처분신청 재판부에 보내기도 했다. 또 투자자 2600여 명이 서명한 탄원서도 재판부에 전달했다. 

김주창 위믹스 사태 피해자협의체 대표는 “기준이나 절차적 정당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지원이 종료되는 것은 불합리하다. 논의를 통해 집회를 여는 등 단체행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 믿었는데” 위믹스 상장폐지에 11만 투자자 비명
위믹스의 가격추이. 코인마켓캡 캡처

위믹스, 99% 급감…위메이드 3형제도 52주 신저가

위믹스의 유통 공급량을 추산해봤을 때 투자자들의 손실은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폐지 된 이날 오후 3시 기준 업비트에서 위믹스는 206원에 거래됐다. 전고점인 지난해 11월(2만8000원)보다는 99%, 거래소들의 상장폐지 결정이 나왔던 지난달 24일보다는 80% 넘게 하락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516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위믹스 시가총액이 최고점이었던 지난해 11월 약 3조56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98%(약 3조5100억원) 넘게 감소한 수치다.

위메이드 투자자도 비상이다. 위믹스 가치가 반영되면서 지난 1월 18만원대까지 올랐던 위메이드 주가는 3만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8일 위메이드는 전 거래일 대비 7650원(20.29%) 내린 3만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52주 신저가(2만8600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자회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도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는 각각 8850원, 1만2000원까지 내리면서 오전 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오후부터 낙폭을 줄이면서 위메이드맥스는 전 거래일 대비 20.50% 내린 9460원, 위메이드플레이 4.29% 내린 1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위믹스의 상장폐지 공지(지난달 24일 오후) 이후부터 이날까지 위메이드의 시가총액은 약 8800억원 날아갔다. 코스닥 내 시총 순위도 10위권에서 40위권으로 밀려났다.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도 같은 기간 각각 3000억원, 950억원 가량 증발했다. 3사가 보름 동안 시총이 약 1조2750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통한 블록체인 사업을 중점으로 여겨온 만큼 향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메이드는 지금까지 게임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통화 수단으로 위믹스로 발행했다. 이 규모는 2021년 4분기 기준 위메이드의 사업별 전체 매출 3523억원 중 64.1%를 차지한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따라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 전반에 난항이 예상된다”며 “극대화된 변동성 구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에도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달 24일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해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와 신뢰 훼손 등이 이유다. 위메이드는 거래소가 요청한 사항을 충실하게 이행했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지난 7일 기각됐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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