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부는 ‘방탄의원단’ 열풍...여야, 尹심·이재명 지키기만 혈안

“경제위기 속 ‘국민 민생방탄’ 먼저”
국힘 “野 이상민 해임안, 정쟁 유발...‘이재명 방탄’ 목적”
민주당 “국조까지 ‘윤심(이상민) 지키기’...국민적 요구 경청해야”

기사승인 2022-12-10 0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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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부는 ‘방탄의원단’ 열풍...여야, 尹심·이재명 지키기만 혈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쿠키DB

정치권에서 ‘방탄’이란 단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얘기가 아니다. ‘이재명 방탄’ ‘윤심(이상민) 지키기’ 등 유력 정치권 인사들을 지키려는 모습들을 이르는 말이다.

9일 여야는 지난주 합의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날 오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가세한 2+2 합의체까지 가동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민주당은 단독 예산 수정안을 국회의장 안을 결국 임시국회 내 처리하기로 했다.

특히 예산안 처리와 함께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두고 여야는 자신의 시각에서 각각 방탄론을 전개했다.

국민의힘은 이상민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의결하려는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방탄론을 꺼내 들었다. 이들은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에 나서기로 합의해놓고는 갑자기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건 사실상 합의를 파기로 이재명 대표에게 곧 드리울 사법리스크에 대한 주목도를 분산시키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려는 야당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우리 시각에서 볼 때 민주당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먼저 발의한 것은 이재명 방탄을 위해 정쟁을 유발, 국민적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당초 약속대로라면 충분히 예산안 처리하고 지금쯤 국정조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날 검찰로부터 구속기소된 사실과 관련해서도 ‘이재명 방탄’에 대해 언급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비리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하는 것도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을 위해 정치보복, 야당탄압이라는 어불성설의 구호를 외칠 때가 아니라 대장동 부패 공동체의 위협으로부터 민주당 방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물러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국정조사가 이뤄질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할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이유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여당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아침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통화에서 “158명이 길거리에서 희생되는 참사를 겪었는데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주무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경우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면서 “시점을 따지기 전에 행안부 장관에게 정치적, 행정적 통제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조 이후 (이상민 장관의 사퇴 여부를) 캐물어야 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국조마저도 대통령의 복심인 이상민 지키기에 올인하겠다는 그런 여당의 태도가 더욱 드러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방탄 열풍에 대해 국민적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몇 주간에 걸친 예산 정국 동안 협상을 통해 내년 나라 살림살이를 챙겨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국민과 약속한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초유의 경제위기가 도래할 거란 우려가 큰 상황에서 정쟁으로 치닫는 모습은 결코 국민 시선에서 달갑게 보이지 않는다.

중도 성향임을 밝힌 30대 직장인인 차현우씨는 이날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원래 정치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도 않은데 요즘에는 정치 무관심을 넘어 혐오가 생길 지경”이라며 “정치권이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이래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상민 장관을 지키기에 급급해 보이고, 야당은 검찰로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방탄 모습만 보인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것이냐”며 “물가는 상승해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 이태원 참사에 파업까지 사회가 뒤숭숭하다. 제발 대통령실과 국회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먼저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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