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 말아? 단돈 2억 뿐인데… [김대리의 똑똑한 재테크 ③] 

기사승인 2023-01-04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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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사? 말아? 단돈 2억 뿐인데…  [김대리의 똑똑한 재테크 ③]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현재 30대 초반인 중소기업 6년차 김 대리(모델링)는 올해 전세계약이 종료됩니다. 그가 원하는 새 집은 여자 친구와 주말을 같이 보내고 음식을 할 수 있는 작은 집입니다. 여기에 주차공간이 있고 직장과 가깝다면 그가 원하는 최고의 집이죠.

그의 연봉은 3600만원. 그동안 아껴 쓰고 저축해 모은 돈은 1억원이 조금 안됩니다. 독립할 때 부모님이 도와주신 원룸의 전세보증금 1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자본금은 2억원으로 늘어납니다. 그는 2억원을 들고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그는 대출까지 고려해 주변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김 대리가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 집 마련을 먼저 생각한 것은 ‘벼락거지’ 트라우마와 올해 집값이 저점에 진입했다고 생각한 영향입니다. 그는 최근 집값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지만 앞서 집값이 폭등 할 때 집이 없다는 서러움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이에 저점에 집을 마련해 거주와 함께 투자 목적을 모두 이루겠다는 생각입니다.

전문가 조언
올해 집값이 바닥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다들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는 상황입니다. 여러 전망들 가운데 주목해서 살펴볼 부분은 시장에 퍼져있는 V자 반등 기대감입니다. 이는 그동안 폭등한 집값이 올해 조정을 맞이하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죠. 하지만 이러한 기대가 반드시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올해는 실물경제의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실물경제 충격으로 부동산시장이 2차 하락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만큼 하락된 집값이 바닥을 다지는 L자형 전망도 비중 있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수 타이밍만큼이나 가격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즉 급급매 등 아주 저렴하게 나온 매물을 알아보라는 조언입니다.


MZ세대인 김 대리는 부동산정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장이 있는 광화문 일대 매매 건을 알아봤습니다. 부동산정보 앱인 ‘호갱노노’를 활용한 김 대리는 검색 조건을 △매매가 4억원 이하 △10~20평대 △세대당 주차 1대 이상 △아파트로 설정했습니다. 

자본금이 부족했던 김 대리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검색을 해본 결과 여러 매물이 나오는 것에 놀랐습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3억3000만원대를 보인 회기동 ‘동일스카이시티2차’ △3억5000만원대를 보인 종암동 ‘고려’ △2억800만원인 신당동 ‘푸른마을’ △3억6500만원인 한강로2가 ‘한강로대우아이빌’ △3억2000만원인 홍은동 천지인(도시형) △3억2500만원인 면목동 ‘한양수자인사가정파크’ 등 다양한 매물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매물들이 그와 여차 친구가 바라는 집에 어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원룸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원룸 크기의 주택이 많았고, 준공한지 20~40년이 넘어가는 노후 주택들이 대부분 이였습니다. 또한 이름만 아파트이고 실상은 다세대주택(빌라) 이였죠. 특히 주택의 위치가 걸어다니기 어려운 언덕 꼭대기거나 교통이 불편한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다세대주택을 선호하지 않던 그의 여자친구는 ‘좀 더 자본금을 모으자’고 그를 설득했습니다. 그의 여자친구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에 한해 정부가 혜택을 주는 만큼 빌라 구매에 혜택을 소진하기는 아깝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시세의 70%로 아파트를 공급하거나 토지는 정부가 소유하지만 반값에 공급하는 아파트 등을 거론하며 좀 더 기다리자는 이야기를 내놓았죠. 이에 김 대리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돈을 모아 정부 공급 주택에 도전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문가 조언
주택 구매를 위한 자본금이 부족할 경우 수도권으로 주거지를 옮기거나 대출을 받아 서울내 다세대주택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출을 한도까지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금리 상승기에 신용 위험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앞서 ‘영끌’과 동일한 행위입니다. 현재 원리금균등상환으로 2억원을 20년 만기로 대출받을 경우 금리를 낮게 잡아도 월상환액(원금+이자)이 120만원을 넘어섭니다. 김 대리의 경우 소득의 절반이 대출 상환에 지불해야 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높은 점을 이용해 돈을 불려나가 면서 이후 정부 정책 등을 보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집 사? 말아? 단돈 2억 뿐인데…  [김대리의 똑똑한 재테크 ③] 

김 대리가 돈을 더 모으기로 결정하면서 그에게 선택지는 전월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임대 매물을 알아보던 그에게 눈에 띈 곳은 직장에서 가까운 5호선 서대문역 인근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 18평형의 해당 아파트는 방이 3개에나 돼 원룸을 벗어나고 싶어하던 그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차자리 및 교통편이 편한 점도 김 대리의 선택을 이끌었죠. 

다만 해당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은 4억원. 그에게는 2억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을 알아본 결과 2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일반전세자금보증의 최저금리는 4.36%(12월말 기준). 매월 그가 납부해야 하는 전세대출 이자는 72만원에 달했습니다. 중소기업취업 청년 전세대출도 알아봤지만 연 소득 제한에 걸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죠. 중소기업취업 청년 전세대출은 연소득 3500만원까지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월급이 250만원인 김 대리에게 72만원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더욱이 향후 주택 구매를 위해 돈을 모으겠다는 목표가 있는 그에게 월 이자로 72만원을 지불하는 것은 낭비로 보였습니다. 김 대리는 이에 더 낮은 전세가의 주택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전문가 조언
청년의 경우 올해 정부에서 다양한 전월세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분 월세를 지원하는 ‘청년월세 특별지원’이 있습니다. 만 19세~34세 청년으로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무주택자이면 지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보증금이 5000만원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전월세 대출 지원 제도도 있습니다. 청년전용 보증부월세대출은 0~1%대 금리로 월세 보증금이나 월세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에게 연 1.2%의 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전월세 보중금을 빌려주는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도 존재합니다.


김 대리는 추가 지출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2억원 이하 전세 물건을 찾아나섰습니다. 그가 찾은 곳은 5호선 서대문역과 충정로역 사이의 18평형 미동 아파트. 김 대리는 1969년 지어진 아파트이지만 내부 수리가 모두 마무리됐다는 부동산중개인의 말에 거주하는데 큰 지장은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계약에 나서려는 그에게 한 가지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최근 전세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그도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김 대리의 한 친구는 등기부등본상 선순위 채권이 없는 주택을 찾아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해당 부동산에 직접 부과된 세금 때문에 전세보증금 중 일부를 회수하지 못 했죠. 

앞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한 친구는 계약 종료 시점에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못 찾거나, 집주인이 빚이 많아 경매로 집이 넘어가도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죠. 따라서 전세 계약을 할 때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거나, 등기부등본상 선순위인 근저당 금액 등이 과다한 주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채무 상태 등을 모두 확인하고 입주했더라도 계약 종료 시점에 집주인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경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김 대리에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가입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집 사? 말아? 단돈 2억 뿐인데…  [김대리의 똑똑한 재테크 ③] 

전문가 조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으로부터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상품입니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경우에 보증회사가 이 상품에 가입한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보험이죠. 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을 통해 가입할 수 있습니다. 계약 주택 유형, 보증 금액 등에 따라 보증기관별로 유불리가 다를 수 있어 꼼꼼하게 따져본 뒤 가입 기관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환보증은 임대인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전체 전세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최근에는 시세와 전세보증금을 비교해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 대리는 결국 서대문역 인근에 전셋집을 마련했습니다. 전세사고에 대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도 가입했습니다. 그는 돈을 모아 언젠가는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김 대리는 그때까지 집값이 너무 뛰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자문=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윤지해 부동산R114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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