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교육 위해 만들었죠”...부부 개발자 손에서 탄생한 ‘지니의 매쓰팜’

기사승인 2023-01-29 16: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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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교육 위해 만들었죠”...부부 개발자 손에서 탄생한 ‘지니의 매쓰팜’
‘떼돈벌엇상’ 수상한‘지니의 매쓰팜’.   사진=성기훈 기자

“딸을 위한 교육용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한국인디게임협회가 28일 송파구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서 ‘제 2회 인디플 어워즈(인디플 어워즈)’ 시상식을 개최했다. 총 7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어졌다. 지난해 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22개 작품이 후보작으로 선정돼 총 8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작품에게 돌아가는 핵심성과지표(KPI)부문 ‘떼돈벌엇상’은 ‘지니의 매쓰팜’이 수상했다. 수학문제를 풀 때 발생하는 ‘연산력’을 먹고 자라나는 동식물을 키우는 농장 시뮬레이션 장르로, 아이들이 즐겁게 놀며 자연스럽게 공부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웅진씽크빅 학습 AI(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수준별 수학 학습 문제를 게임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시상식 후 쿠키뉴스와 만난 지니의 매쓰팜 개발사 ‘루트제이드’의 김광정 대표(40)와 채권혜 게임개발기획팀장(37)은 부부 개발자다. 김 대표는 수상 소감으로 “훌륭한 후보작들이 많았기 때문에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알렸다. 채 팀장은 “이전에는 우리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이제 우리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게임 개발 계기로 “딸이 생기면서 아이를 위한 교육용 게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지난해 웅진씽크빅에서 아이들을 위한 게임 개발 공모전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조건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웅진씽크빅이 진행한 ‘AI게임개발챌린지’는 연산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어린 아이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와 학습동기를 부여하고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게임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게임 공모전이다. 루트제이드는 해당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채 팀장은 “떼돈벌엇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사실 많은 돈을 번 것은 아니다. 공모전 상금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 같다”고 밝혔다.


“딸 교육 위해 만들었죠”...부부 개발자 손에서 탄생한 ‘지니의 매쓰팜’
게임 플레이 화면.    게임 화면 캡처

게임 제작 과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은 딸이다. 채 팀장은 “딸이 좋아하는 마인크래프트와 동물의 숲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수학과 접목시키는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며 “교육과 게임은 융합하기 쉽지 않은 분야다. 교육보다는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실제 게임 안에는 학습적인 요소보다 게임의 재미 요소가 더 많이 부각됐다. 연산력 에너지를 바탕으로 농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를 얻기 위해 누군가 시키지 않더라도 수학 문제를 풀게 된다. 

프로그래머 남편과 디자이너 아내가 함께 일하기 때문에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채 팀장은 “(부부가 함께 일하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다. 일을 시킬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프로그래머는 디자이너를 구하는 것이 힘들다. 그런면에서 굉장히 편하다”고 전했다.

채 팀장은 앞으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에게 직접 거래하는 유형인 ‘B2C(Business to Consumer)’ 모델을 지향했지만, 웅진씽크빅과 함께 일하게 되며 ‘B2B(Business to Business)’ 모델에 대한 고민도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채 팀장은 “가장 큰 고민이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더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디게임과 관련해  “인디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표현의 자유다. 개발사 마음대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웅진씽크빅도 개발과 관련된 부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채 팀장은 “작년부터 정말 좋은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올해에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중이다. 이번에도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알렸다.

송파구=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