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재출석 요구, 이재명 “부당하나 출석할 것”

30일 기자간담회서 출석 입장 밝혀...“변호사 통해 출석일 조율”
“기소 결론 내놓고 짜맞추기 수사...추가 소환 위해 중복질문”
엘시티·공흥지구 개발사업 언급...부당성 지적
구속 가능성엔 “증거 없고 도주 우려 없어”

기사승인 2023-01-30 13: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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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재출석 요구, 이재명 “부당하나 출석할 것”
30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황인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가 부당하고 모욕적이지만 국민 고통에 비할 바 아니라면서 나서겠다는 것이다. 단 지난 28일 검찰 출석에 앞서 당부한 것처럼 지지자와 동료 의원들의 불참을 재차 요구했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11시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닌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하는 억지스러운 검찰권 행사다. 그러나 제 부족함으로 대선에서 진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생각한다. 모욕적이고 부당하나 (검찰이) 피의자로 오라고 하니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탓에 우리 국민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 저를 향한 발길질에 비할 바가 아니다”고 부연했다.

재소환에는 응하지만, 검찰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가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보다는 짜맞추기식 수사처럼 느껴진다면서 재소환의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하고 추정했다.

檢 재출석 요구, 이재명 “부당하나 출석할 것”
28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 대표는 지난 28일 조사를 언급하면서 “시간을 끌어서 재소환 명분을 만들려는 게 분명해 보였다”며 “오후 늦게부터는 질문이 중복되기 시작하더니 저녁 식사 없이 빨리 조사를 끝내자는 요구에 처음에는 그러자고 하더니 돌연 태도를 바꿔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했다. 또 ‘남은 질문이 얼마나 있느냐’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하느냐’는 질문에는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부산 엘시티, 양평 공흥지구 개발 사례를 들며 검찰 수사의 부당성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부산 엘시티는 부산도시공사의 소유 토지인데 민간에 원가로 팔아 민간에서 개발 이익 100%를 다 차지했다”며 “대장동도 원래 그렇게 하려던 걸 제가 막아 민간 사업자 예정 수익의 70% 이상을 공적으로 환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왜 그것밖에 환수 못했느냐’ ‘땅값이 오를 걸 왜 예상 못 했느냐’ ‘민간 개발업자들과 결탁했다’고 하면서 배임죄라고 하는데 한 푼도 환수 못 한 엘시티는 그럼 무슨 죄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LH가 임대사업을 하려다가 포기했던 양평 공흥지구는 대통령의 장모가 100% 개발 이익을 다 받았잖느냐. 양평군에서는 한 푼도 못 받았을 뿐만 아니라 원래 받아야 했던 개발 이익 부담금도 못 받은 게 문제”라며 “환수하면 배임죄가 되고, 아예 안 하면 배임죄가 안 되느냐”고 검찰의 억지 수사 행태를 규탄했다.

검찰이 기소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의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도 없고, 제가 도망갈 것도 아니다. 주거 부정, 증거인멸도 할 수 없는데 뭐 때문에 체포 대상이 된다는 건지 이해가 어렵다”며 “야당 대표라서 그런 것이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면서 맘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쓰면 압수수색·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며 “이는 군사정권 시대에도 없던 일로 군사 정권시대에도 최소한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28일 소환조사 때처럼 지지자와 동료 의원들의 현장 방문은 자제해줄 것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청사에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무엇하러 오시느냐. 이번에는 정말 오지 말라”며 “이것이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 있고, 오히려 상대가 기대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로 오지 마시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