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당하나 檢 재소환 응할 것”...예상과 다른 태도, 이유는

‘정치보복 프레임’ ‘검찰 수사 자신감’ 해석 분분
법조계 일각 “법정 싸움 고려한 일관된 진술 차원”

기사승인 2023-01-30 16: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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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당하나 檢 재소환 응할 것”...예상과 다른 태도, 이유는
28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초 예상과 달리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전날까지 불출석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던 가운데 이 대표가 돌연 출석하겠다고 밝힌 배경이 주목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성남FC 사건을 포함해 앞서 두 차례의 검찰소환 조사에서 자신감을 얻었을 거란 분석부터 정치적인 노림수가 있을 거란 해석까지 의견이 분분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정 싸움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30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닌 기소를 목적으로 조작하는 억지스러운 검찰권 행사이지만 대선에서 진 대가를 치르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욕적이고 부당하나 (검찰이) 피의자로 오라고 하니 가겠다”고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탓에 우리 국민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며 “이는 저를 향한 발길질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검찰 독재정권이라는 비판 또한 주저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면서 맘에 들지 않는 기사를 쓰면 압수수색·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검사의 나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과거 군사 독재정권 시대에는 최소한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라도 했는데 현재 검찰독재 정권에서는 군사정권 시대에도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돌연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한 배경에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윤 정부의 야당탄압, 정치보복 프레임을 더욱 부각시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부터 두 차례의 소환 조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이 대표가 파악하고 소환에 적극 임하는 것일 수 있단 해석까지 다양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기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추가 소환에 불출석할 거란 얘기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전혀 모르겠다”며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표에게 현재 검찰의 소환 요구는 정치보복 프레임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 대표 입장에서는 백번 부르면 백번 간다고 할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윤석열 정권과 검찰의 정무적 감각은 떨어져 보인다. 오히려 이 대표를 띄워 주는 격”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가 두 차례의 소환 조사를 통해 검찰 수사 대응에 자신감을 얻었을 수 있단 분석도 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 대표는 지난 주말 10시간 넘는 수사를 받고 나와 당당함을 보였다”며 “그런데 재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당장 보수 언론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잡혔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정치보복, 야당탄압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법조인 출신답게 직접 조사를 받으면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자신감을 얻은 걸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정 싸움을 염두에 둔 대응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 조사 단계서부터 일관성 있게 반박하는 게 법정 싸움에서 본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단 판단이 섰을 수 있다”며 “구두 답변 대신 진술서를 제출해 갈음하는 것도 조사 중 실언을 줄여 방어권을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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