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탄핵 후폭풍...여야 서로에게 책임론

“민주당, 의회주의 파괴 정당” vs “尹, 탄핵 자초...헌법 정신의 실천”
박지원 “사실상 尹 탄핵과 같아”
정국 ‘급랭’...2월 국회 안건 처리 ‘안갯속’

기사승인 2023-02-09 1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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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탄핵 후폭풍...여야 서로에게 책임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쿠키DB

“의회 역사에 부끄러운 흑역사” “꼭두각시 정당, 한국정당사 오점”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여당은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을 향해 의회주의 파괴 정당이라면서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한 책임져야 한다는 헌법 정신의 실천이었다고 맞섰다. 한국 정치사에 오점을 남겼다면서 서로에게 책임론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이상민 탄핵을 기점으로 정국이 급랭해진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민생 현안 처리 또한 안갯속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거대 의석을 앞세운 야당의 탄핵 추진에 맞섰지만 좌절된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민주당을 향해 거세게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9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을 무시한 채 이상민 장관을 탄핵한 민주당을 의회주의 파괴 정당으로 국민께 고발한다”며 “민주당의 대선 불복과 헌정질서 파괴는 시퍼런 부메랑으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직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전날 탄핵을 포함해 21대 국회에서의 민주당의 관행 파괴 사례를 하나씩 언급하면서 “입법 독재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관 출신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을 향해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헌법이나 법률 위반이 없고 탄핵 요건이 성립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합의되지 않은 의사 일정변경까지 해가며 일방적으로 탄핵을 밀어붙였다”며 “의회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부끄러운 흑역사, 나쁜 선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탄핵 요건에 해당하지도 않는데 맘에 들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국무위원을 다수당이 탄핵하기 시작하면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비판 공세에 대해 ‘헌법 정신의 실천’이라고 응수했다. 공을 넘겨받은 헌재를 향해서는 국민 상식과 헌법 정신에 입각한 공정하고 현명한 심판을 촉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이상민 탄핵안 가결은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한 책임져야 한다는 헌법 정신의 실천이었다. 국가적 대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진심 어린 공식적 사과는커녕 정치적·도의적 책임마저 거부한 윤석열 정권 스스로 초래한 결과”라고 직격했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정을 무한책임지는 여당이 국민 뜻을 받들어 이 장관을 자진사퇴하고, 민심 수습하기는커녕 윤 대통령의 명령만 받들어 ‘정권 옹위’, ‘장관 방탄’에만 여념 없는 꼭두각시 모습을 우리 정당사에 길이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탄핵 후폭풍...여야 서로에게 책임론
야권 빅 스피커로 불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사진=임형택 기자

야권 '빅 스피커'로 불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같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상민 장관 탄핵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면서 “정부의 관리 잘못으로 159명 국민이 생명을 잃었는데 대통령이 사과도 안 하고 안전 관리 최고 책임자인 이 장관을 보물단지처럼 지켜 야3당이 탄핵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전날 국회에서 가결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의결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 헌법재판소에 제출된다.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정성희 법사위 수석전문위원이 직접 헌재에 관련 서류를 낸다. 

이날 접수된 탄핵소추 심판의 건은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심판 개시 후 180일 이내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 다만, 기간은 강제 규정은 아니다. 과거 두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례로 봤을 때 3개월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