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대신 총 든 고3… K크리처물 ‘방과 후 전쟁활동’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3-03-30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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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대신 총 든 고3… K크리처물 ‘방과 후 전쟁활동’ [들어봤더니]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 제작발표회 현장.

수능 50일을 앞둔 고3이 전쟁에 뛰어든다. 입시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이다. 지구에 나타난 미확인 구체에 맞서 싸우는 학생들의 사투를 그린 티빙 새 오리지널 ‘방과 후 전쟁활동’ 이야기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30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방과 후 전쟁활동’ 제작발표회에는 극 중 3학년 2반 학생으로 출연한 그룹 앨리스 김소희, CLC 출신 권은빈, 보너스베이비 출신 최문희와 배우 김기해, 김민철, 김수겸, 김정란, 노종현, 문상민, 신명성, 신수현, 신혜진, 안다은, 안도규, 여주하, 오세은, 우민규, 윤종빈, 이연, 홍사빈, 황세인과 군인 역 신현수, 이순원, 교사 역 임세미와 연출을 맡은 성용일 감독이 참석해 관심을 당부했다.

“절망에 맞서는 경쾌한 학생들… 연출 꼭 맡고 싶었죠”

‘방과 후 전쟁활동’은 총을 든 10대들의 사투를 그린다.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 세계에서 흥행한 만큼 K고등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크리처물에도 관심이 쏠렸다. 성용일 감독은 대본을 먼저 읽은 뒤 원작 만화를 탐독했다. 감독은 아포칼립스(지구가 멸망하는 세계관을 일컫는 용어)에서 미지의 생명체와 맞서 싸우는 고등학생을 상상하며 연출을 준비했다. 그는 “전쟁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절망적이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에너지로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더라”면서 “꼭 연출하고 싶어서 감독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펜 대신 총 든 고3… K크리처물 ‘방과 후 전쟁활동’ [들어봤더니]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 제작발표회 현장.

“인기 웹툰 원작, 참여만으로 영광… 많이 성장했어요”

학생이 주역을 이룬 작품인 만큼 배우 대부분이 신인이다. 성 감독은 연기력부터 원작과 싱크로율을 고려해 캐스팅을 진행했다. 임도규는 국영수 역을 따내기 위해 8㎏을 감량하는 열정을 보였다. 김치열 역을 연기한 데뷔 2년 차 배우 김기해는 “10년 전 원작을 볼 때부터 팬이었다”며 “출연한 게 꿈만 같다”며 뿌듯해했다. 그룹 CLC로 데뷔해 배우로 전향한 권은빈은 “제안받은 작품이 여러 편 있었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 측에서 연락 주기만을 기다렸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활약한 신인 배우 이연은 “컴퓨터 그래픽(CG)을 생각하며 연기하다 보니 감정 잡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많이 성장한 기회”라고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는 원작보다 학생 개개인의 이야기를 구체화했다. 감독은 배우들과 각각 만나 캐릭터를 구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임도규는 “원작에서 보이지 않던 캐릭터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다”면서 “원작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씻을 때마다 머리에서 모래 떨어져… 우리 고생은 ‘진짜’”

배우들은 군사훈련을 받으며 연기를 준비했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염두에 둔 촬영보다 몸 쓰는 장면이 더 어려웠단다. 김유정, 홍준희 역을 각각 맡은 여주하와 오세은은 “단체훈련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표현됐다. 우가 진짜로 힘들어서다”면서 “요령 피우는 사람이 없었다. 낯 가릴 새도 없이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권일하 역을 연기한 김수겸은 “촬영을 마치고 씻을 때마다 머리에서 모래가 떨어질 정도”라면서 “모든 배우가 그랬다. 우리가 열심히 했다는 방증”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촬영장에 적응하자 컴퓨터 그래픽 없이 구체가 눈에 아른댄 순간도 있었다. 우희락 역 홍서빈과 왕태만 역 문상민은 “촬영 전날 꿈에서 구체가 나오더니 촬영할 때도 눈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면서 “세트와 소품 완성도가 높아 몰입하기 좋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강조한 건 학생들이 보여주는 ‘우리’의 힘이다. 임우택 역 신명성과 김원빈 역 이순원은 “처참한 상황에 맞서는 애틋한 성장 이야기에 주목해달라”면서 “혼자 살려던 아이들이 점점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낀다. 갈등을 이기고 나아가는 과정을 주목해 달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