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고개 숙인 전두환 손자, 오늘 5·18 묘지 참배…일가 최초

유족 등과 공개만남부터 시작

기사승인 2023-03-31 08: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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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고개 숙인 전두환 손자, 오늘 5·18 묘지 참배…일가 최초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 서구 모 호텔 앞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5월 광주 학살의 핵심 인물인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기 위해 국립 5·18민주묘지 찾는다. 전두환 일가의 사죄와 묘역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10분 5·18기념재단문화센터에서 유족 및 피해자와 만난다. 이 자리에는 유족 김길자씨와 총상 피해자 김태수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씨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취재진과 회견을 통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이어 전씨는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5·18 첫 사망자인 김경철 씨의 묘역과 계엄군의 오인사격으로 12세 나이로 사망한 전제수군의 묘역을 참배한 뒤 행방불명자 묘역을 살필 예정이다. 

전씨가 국립 5·18민주묘지 등을 찾아 희생자들에 사죄한다면 전두환 일가 중에서는 첫 사례가 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아들 노재헌(58)씨가 2019년부터 광주를 찾아 대신 참배하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앞서 전씨는 지난 13일부터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5·18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8일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8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광주로 이동해 30일 오전 12시30분쯤에 도착했다. 

전씨는 광주에 도착해 “의미 있는 기회이자 순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분들, 상처받은 모든 분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다”며 “늦게 와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늦게 온 만큼 저의 죄를 알고, 반성하고 더 노력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전씨는 30일 광주에서 하루 묵으며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와 협의를 거쳐 공개 만남 및 참배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