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샷 찍고 수갑 찬 첫 美대통령?…트럼프 “정치적 박해”

2016년 성관계 폭로 막기 위해 회계 조작해 13만달러 지급

기사승인 2023-03-31 08: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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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샷 찍고 수갑 찬 첫 美대통령?…트럼프 “정치적 박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전현식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기소됐다. 이번 사건으로 내년 미국 대선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간) CNN·로이터·NBC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소 결정을 내렸다. 맨해튼 대배심은 23명으로 구성되는데 최소 12명 이상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지난 2006년 7월 네바다주의 한 골프장에서 본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회계 부정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이 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코언은 트럼프 측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다가 결국 ‘트럼프의 지시로 대가를 지급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았다. 

NBC에 따르면 맨해튼 지방 검찰청은 단순한 문서 위조가 아닌 중범죄로 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과거 성 스캔들을 알리지 않기 위해 합의금을 주고 회사 문서를 위조한함으로써 사실을 감췄다면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주 중 출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엘리 호닉 CNN 법률 분석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주 기소된다면 검찰청에서 그는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수갑을 차거나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채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가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박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선거 개입”이라며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MAGA)’ 운동을 막기 위해 마녀사냥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무고한 사람을 노골적인 선거 개입 행위에 기소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자행했다”며 “이 마녀사냥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대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