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시장 잡아라”… 제약업계 ‘반려동물 헬스케어’ 경쟁 심화

국내 반려동물 시장 2027년 6조원 규모로 확대 예상
삼진·경보·삼일·환인 등 주총서 동물사업 안건 의결
“반려인구 증가… 사업 다각화 통한 수익성 기대”

기사승인 2023-04-02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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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원 시장 잡아라”… 제약업계 ‘반려동물 헬스케어’ 경쟁 심화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주총을 통해 대형제약사 뿐만 아니라 중소제약사들까지 ‘반려동물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6조원 규모가 예견되는 반려동물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경보제약은 지난달 21일 주주총회에서 ‘동물용 사료 제조업 및 판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경보제약은 2020년 동물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 르뽀떼를 론칭해 이미 동물 사업에 들어섰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필름 제형의 반려견 구강 관리 제품 ‘이바네착’을 출시한 바 있다. 현재는 동물 의약품 연구로 황반변성, 신부전증, 아토피 치료제 등을 진행 중이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원료 의약품 기업으로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맞춤형 제품으로 반려견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삼진제약은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동물약품·동물건강기능식품·동물사료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담았다고 밝혔다.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개발 역량을 펫케어 품목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동물 관련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며 공식적 추진을 위해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자 사업 목적을 주총 정관에 명시하게 됐다”면서 “해당 사업 파트를 담당하게 될 사업부가 구체적 로드맵을 마련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삼일제약은 최근 주총을 갖고 ‘동물의약품 개발·제조 및 도소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환인제약도 ‘동물의약품 등의 제조 판매업’을 안건으로 넣었다. 

현재 유한양행, 종근당바이오, 동화약품,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대웅제약 등 대형제약사들은 일찍이 반려동물 헬스케어 산업에 참여해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반려동물 산업에 참여해 매년 조금씩 매출을 높이고 있다. 2021년 반려동물 사업을 하는 에스비바이오팜에 70억원, 네오딘바이오벳에 65억원을 투자했다. 그해 유한양행 동물의약품 사업부는 240억원의 매출을 냈다. 특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는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GC녹십자 그룹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인 GC셀은 2020년 동물 진단검사 회사 그린벳을 자회사로 세웠다. 그린벳은 2021년 기준 매출 15억원 정도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건국대 부속 동물병원 KU동물암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동물병원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서비스 업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유전병 치료제와 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JW생활건강은 영양제 브랜드 라보펫을 론칭했다. 더불어 동국제약, 일동제약,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나란히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성식품을 출시했으며, 동화약품은 최근 반려동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핏펫에 50억원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 참여도가 높아짐에 따라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미 유통망이 넓은 대형제약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들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시간, 돈, 인력 등 투자해야할 요소들이 큰 반면 동물 의약품은 임상기간도, 이에 소요되는 개발 비용도 적다 보니 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과 더불어 동물 의약품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어느 정도의 수익성은 얻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 건강기능식품 경우 대형제약사들이 많이 포진해 있지만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품목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시장성이 갈릴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동물 의약품의 경우 아직 개발되지 않은 적응증이 많기 때문에 효과성, 안전성 시험안을 통과한다면 수익성이 클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시장을 선점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업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후발주자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천억원에서 2020년 3조4천억원으로 5년간 78.9% 성장했다. 오는 2027년에는 약 6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에는 국무조정실 소속 규제심판부가 기존 인체 약 제조시설을 활용해 반려동물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하면서, 관련 품목에 대한 개발·생산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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