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카트라이더’, 18년 추억 남기고 안녕

기사승인 2023-04-01 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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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카트라이더’, 18년 추억 남기고 안녕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가 3월 31일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18년 만에 작별을 고했다.

넥슨은 3월 31일 오후 11시 59분을 끝으로 카트라이더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카트라이더는 2004년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다. 단순한 조작과 더불어 독특하고 개성 있는 게임성으로 이용자들의 오랜 사랑을 받으며 넥슨을 대표하는 지식재산(IP)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게임의 노후화, 신규 이용자와 기존 이용자 간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카트라이더는 이날 오전 이용자들을 향한 헌정 영상을 공개했다. 운영진은 영상에서 “카트라이더가 라이더님과 함께 해 온 소중한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며 “카트라이더와 함께한 시간이 라이더 여러분께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이었기를 바라며 개발팀 또한 라이더 여러분들과 함께 한 모든 순간을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댓글란에 “고생 많았다 내 오랜 친구”, “잘가라 내 학창 시절 친구”, “나의 어린 시절을 책임진 카트라이더”, “영상을 보면서 엄청 울었다” 등의 반응을 남기며 오랜 친구와 이별을 준비했다.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카트라이더’, 18년 추억 남기고 안녕
'마이룸'에 모인 이용자들이 채팅으로 “굿바이 카트라이더”를 만들어 이별을 기념하고 있다.

서비스 종료를 앞둔 오후 11시쯤부턴 많은 이용자들이 카트라이더를 찾았다. 하위 레벨인 ‘장갑’부터 고(高)레벨인 ‘스타’까지 다양한 이용자들이 한 데 어울려 승패와는 상관없이 게임을 즐겼다.

‘마이룸’에 모여 차분히 서비스 종료를 기다리는 이들도 적잖았다. 카트라이더에 얽힌 저마다의 사연과 추억을 공유하거나, 함께 스크린샷을 남기면서 카트라이더와의 이별을 기념했다. 마이룸에서 만난 한 이용자는 “서비스 종료가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트라이더의 마지막 순간은 담담했다. 서비스 종료를 5분 앞둔 시점부터 화면 상단에 서비스 종료를 알리는 운영진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왁자지껄하던 마이룸은 12시 정각이 되자 일순 정적에 빠졌고, ‘서버와의 접속이 끊겼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끝으로 카트라이더의 서비스가 종료됐다. 

“만우절 거짓말이었으면”… ‘카트라이더’, 18년 추억 남기고 안녕
3월 9일 정규 시즌을 오픈하며 정식 서비스에 시동을 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넥슨

카트라이더는 이제 추억 속 게임이 됐지만, 카트바디의 엔진 소리는 꺼지지 않는다. 넥슨은 정식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드리프트)‘를 통해 카트라이더 IP의 명맥을 이어간다.

지난 3월 9일 정규 시즌을 오픈한 드리프트는 원작 감성을 유지하되, 게임 환경 변화에 맞춰 여러 요소들을 새 단장한 작품이다.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앞세워 몰입도 높은 레이싱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트랙을 비롯해 ‘월드 강남 스트리트’ 등의 신작 트랙도 만나볼 수 있으며, 확률·캡슐 아이템을 삭제해 P2W(돈을 지불한 만큼 강해지는 형태) 방식을 탈피한 과감한 시도도 돋보이는 게임이다.

드리프트의 첫 번째 과제는 이용자 유입이다. 드리프트가 겨냥하는 시장은 글로벌이다. 넥슨은 이를 위해 PC와 모바일 뿐만 아니라 콘솔 플랫폼으로도 서비스를 선보이며 풀 크로스 플레이 환경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1월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4576명을 기록한 뒤 이용자 수가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모바일도 사정은 비슷하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드리프트는 프리 시즌 출시 당시 안드로이드 기준 일일활성이용자 수가 12만명에 달했으나, 3월 들어서는 2만명 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은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와의 협업 등으로 글로벌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자사의 RPG 게임 ‘메이플스토리’와의 컬래버도 진행하며 모객에 나섰다. 한편 넥슨은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와 함께 기존 이용자들이 드리프트로 본격 이동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계 사이트인 더 로그에 따르면 드리프트는 31일 기준으로 PC방 점유율 43위를 기록했다. 원작인 카트라이더는 같은 날 32위로 10계단 가까이 높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